brunch

21. 매미

by 글바트로스

나뭇 잎새 뒤

작은 몸 숨긴 채,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고집 센 떼쟁이 아이처럼

자지러질 듯 울어댄다.


평생 한 번도

소리 내어 울지 못했던 영혼,

이승으로 되돌아온 혼불처럼

사시나무 떨듯 부르는 망혼가 일까.


도대체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죽어라 울어대는 속내 궁금해

까치발로 다가서면

금방 뚝 그친다.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건만

나뭇잎 찢어대는 울음소리,

평생 한 번도

꽃 핀 적 없는 들풀영혼의

한 맺힌 여름 진혼곡일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 빗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