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성당에서 *첫 영성체를 하는 나이가 되었다.
3월 14일 시작해서 7월 18일까지 첫 영성체 교리기간으로 길기는 하지만
신앙생활의 기본(성경, 기도문, 교리)을 배우고 익히는 준비시간이라 실천해야 할 내용들이 많다.
그중에 마르코 복음서 성경필사는 필수적인 사항으로
어린이와 별도로 가족들도 필사를 해야 해서
손녀는 교리첫날 필사 공책을 받아와서 첫날 부분의 필사를 했고
가족들은 일반 필사노트에 쓰기로 해 주일날 미사 후에 구입해 왔다.
일반 필사 노트는 한 면에 성경구절이 나와있어서 그대로 보면서 쓰기가 수월해
할아버지가 먼저 첫날 성경을 쓰고 나서, 옆에 말씀을 보면서 적으니 편하다고 하시기에
손녀도 작은 성경책의 글씨를 찾아가며 적지 말고 어른들과 같은 필사노트에 적는 것이 좋겠다 싶어
일반 신자용 필사노트를 사다 주면서 여기에 쓰라고 하자
몇 절을 쓰다가는
"어르신이라서 어린이 마음을 모르는 거야.
우리는 그냥 글씨만 써." 라면서
교리반에서 배부해 준 공책에 그냥 쓰겠다고 하고는 당일 쓰기를 마쳤다.
그랬다.
일반 신자용은 옆에 있는 성경의 장 절을 보면서 쓰는 편리함은 있지만
같은 칸에 글자수가 꼭 맞도록 글자 크기를 조절하는 등
조심성과 정성이 들어가야 하기에
손녀의
'우리는 그냥 글씨만 써"라는 말속에 담긴 의미에 웃음이 나왔다.
신앙심보다는 숙제라는 의무감으로 써가는 아이들의 정서를 헤아리지 못한
어른 중심의 사고에 미안함 가지면서
손녀가 긴 교리기간을 잘 마치고 오롯한 마음으로
첫 성체를 모시는 기쁨을 누리기를 기도한다.
* 첫 영성체 :
첫 영성체는 영성체에 대한 열망과 지식을 갖출 수 있는 나이(일반적으로 8세 이상의 나이)의 어린이들이 적절한 교육을 받은 뒤에 이루어진다(새 교회법 913조 1항). 본당신부는 어린이들이 첫 영성체에 대하여 충분히 준비하도록 배려할 의무를 지니며, 그 준비가 충분한가 아닌가의 판단은 고해신부 또는 양친, 후견인에 속한다(새 교회법 914조). (가톨릭 대사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