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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곡 신경희 Dec 24. 2024

나를 찾아

주어지는 대로, 그렇게 남들도 다, 나처럼 사는가 보다 하면서 살았다. 아내. 며느리. 엄마. 사회인으로. 그러다 문득 이렇게 하루 또 하루로 이어지는 삶 속에서 내가 나로 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가 생각나고, 고목이 된 나뭇가지에 마지막 잎새로 버둥거리다 가야 하는, 생의 마지막이 떠오르면서 결국 삶이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사회 극장 안에서 서로가 다 배우요 관객으로 살다가는 것임을 그러기에 이 속에서 진정한 나를 찾으려는 시도라도 하는 것이 주어진 내 생에 대한 도리라고 느껴졌다.


나를 찾아     


알 수 없는 미로 반복되는 숨바꼭질

눈떠 맞는 아침마다 얼굴 덧씌우며

하루를 연다     


둥실 떠오르는 달이고 싶고

초롱이 빛나는 별이 고만 싶은데 

보이는 내가 싫어 숨어들다

나를 잃어버렸다   

  

바삐 가는 세월 뒤로 내가 나를 숨겼으니

나 아닌 누가 나를 

찾을 수 있을까     


푸르고픈 열정

숨기라는 유혹에 흔들린 마음

어느 한숨 멎어야 김 숨기 놀이 

끝이 보일까     


오늘도 숨바꼭질 얼굴 넘어 숨겨진 나를 찾아

뒷짐 진 손 내려 풀며

가슴 못 휘젓는다

(오메 어쩔까 시세이 53)     


화장으로 가려진 얼굴 속 진정한 내 모습

‘보이는 나’ 속에 숨어있는 자아를 찾아가려는 ‘젊은 나’에게 용기를 

‘보이는 나에 젖어 살아온 나’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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