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나오시마 2편

미나미테라, 안도 타다오 뮤지엄

by 권석민

나오시마에서 '이에(집) 프로젝트'에서 인상적이었던 곳은 '미나미테라'였습니다. '미나미테라'는 안도 타다오가 설계를 했고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 1943~)이 작품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제임스 터렐은 미국 출신으로 빛과 미술을 재료로 기하학 형태와 공간이 주는 느낌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작가입니다. "나의 예술은 빛 자체를 다룬다. 빛은 깨우침의 매체가 아니라, 그 자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프로젝트가 빈 집을 개조했다면 '미나미테라'는 새로 지은 것이라 합니다. 안도 타다오의 유일한 목조 건축물입니다.


'미나미테라' 안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깜깜했습니다. 벽을 손으로 더듬으면서 들어가서 벽 쪽에 붙어 있는 의자에 조심히 앉습니다. 의자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무릎을 굽혀 엉덩이를 살짝 대고 의자라고 느껴질 때 앉아야 합니다. 함께 입장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둠이 주는 경험은 두려움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게 됩니다. 앞을 뚫어지게 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은 보이는데 나만 안 보이나 생각도 해 봅니다. 시간이 서서히 지나면 앞에 스크린 모양에 불빛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무언가를 보려고 애쓰는 제 모습을 만나면서 천천히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안 보이는 데 왜 보려고 애쓸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텐데 애써서 뭔가를 찾아내려고 마음을 쓰는 저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만약 안 보인다면 '세상이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둠에서 10분 정도 지나면 서서히 빛이 보입니다. 나도 모르게 '와' 하고 놀라움과 반가움을 표현합니다.


이 작품은 제임스 터렐의 <달의 뒤편> 작품입니다. 관객이 작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만듭니다. 필자는 미나미테라에서 빛과 공간이 주는 힘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빛이 없으면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구나. 공간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말해주는구나. 말과 글이 아니더라도 인간에게 느낌으로써 말을 거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나미테라 외부 모습


나오시마에는 '안도 타다오 뮤지엄'이 있습니다. 안도 타다오는 30년에 걸쳐 나오시마의 미술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나오시마에서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은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 오벌, 미나미데라, 지중 미술관, 베네세 하우스 파크, 비치, 이우환 미술관, 벨리 갤러리, 안도 뮤지엄이 있습니다. '안도 타다오 뮤지엄'은 오래된 목조 건물을 개보수하여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입니다. 오래된 목재와 담장은 그대로 살리고, 내부는 콘크리트로 공간을 구성하였습니다. 목조 건물과 콘크리트의 조화, 빛과 어둠을 활용하였습니다.


안도타다오 뮤지엄은 100년 가까이 된 오래된 민가에 목조 구조와 원래의 담장을 그대로 이용하여 개보수하였다고 합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 목조와 콘크리트, 빛과 어둠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은 틈으로 보이는 빛과 어둠이 매 순간 자연의 신비로움을 자아냅니다. 지하로 내려가면 원형 콘크리트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각도로 표현됩니다. 우주선 같기도 하고 사진의 프레임에 따라 반달 형태로 찍히기도 해서 신비롭습니다. 빛, 공간, 사람이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줍니다.


안도 다다오 뮤지엄



이에 프로젝트 중에 인상 깊었던 곳 중에 하나는 '하이샤'라는 곳입니다. 하이샤는 치과의원이었다가 버려진 집이다. 오오타케 신로의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난 곳입니다. 오오타케는 여행 작가라고 합니다. '하이샤'의 작품명은 <혀 위의 꿈/보콘노조키>라고 합니다. 바깥에서 본 건물은 독특하고 재미있어 보입니다. 확성기도 달려있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가면 신비롭고 다채로운 남색계열을 콜라주(근대미술에서 볼 수 있는 특수한 기법. '풀로 붙인다'는 뜻. 네이버 지식백과 발췌.)가 보입니다. 2층으로 되어 있으며, 뜬금없이 '자유의 여신상'이 유리창으로 된 지붕 아래에 1층부터 2층까지 우뚝 서 있습니다.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옵니다. 오오타케가 여행 작가였기 때문에 집의 구조도 여행을 다니는 느낌을 줍니다.




이에 프로젝트는 예술가가 100년이 넘은 민가를 작품으로 승화시켜 다시 현재와 미래의 세상과 연결한 곳입니다. 방문하는 동안 외국의 젊은 사람들이 여행을 온 것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든 것입니다. 예술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죽어있던 것에 생명을 불어넣은 일을 예술이 해낸 것입니다. 예술작품이 된 집을 보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술작품은 인위적인 것이지만 자연과 건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일에서든 예술작품에서든 변하지 않는 본질에 집중해야 함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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