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나오시마 1편

이에 프로젝트 카도야

by 권석민

안도 타다오(노출콘크리트 건축의 거장. 1995년 프리츠커상(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려짐) 수상)의 건물이 있는 일본 나오시마에 왔습니다. 나오시마는 세토내해에 있습니다. 오카야마 현과 카가와 현 사이에 위치합니다. 대학원 수업에서 나오시마를 처음 알았습니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과 이우환 미술관, 지중미술관, 이에 프로젝트, 쿠사마 야요이 호박 등이 있는 곳입니다. 특히, 지중 미술관에는 프랑스 인상파 거장 '클로드 모네', 미국 대지미술 작가 '월터 드 마리아', 빛의 작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안도 타다오는 이들만을 위한 전시관을 만들었습니다. 과하지 않은 노출 콘크리트의 벽과 벽 사이 틈으로 보이는 빛이 오묘했습니다. 미술관을 가기 위해서는 걸어서 올라갑니다. 빙글 빙글 돌면서 올라갔다 다시 내려가면서 건축물이 주는 빛, 바람, 소리 등을 느끼다 보면 전시관이 보입니다. 걷다 보면 사색하게 됩니다. 건물은 말을 안하지만 말을 겁니다. 건축물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입니다. 물 빛, 바람 등 자연이 함께하며 사색하는 안도타다오의 건축물을 보고 나오시마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오시마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일까. 버려진 섬을 예술의 섬으로 바꾼 이유와 어떻게 섬 전체가 예술 작품이 되고,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작품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지 등이 궁금했습니다.


버려진 섬을 후쿠다케 소이치로 기업인이 예술의 섬으로 바꾸었습니다. 후쿠다케는 1986년 도쿄에서 후쿠다케서점을 했습니다.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고 도쿄에서 오카야마의 본사로 왔다고 합니다. 도쿄에서는 느끼지 못한 행복감을 느꼈고 회사명은 '잘 살다'라는 의미인 '베네세(Benesse)'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후쿠다케 아버지는 나오시마에 어린이를 위한 캠프장을 짓고 싶어 하셨고 아들인 후쿠타케가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의 거장 안도 타다오와 함께 나오시마 국제캠프장을 1989년에 만들었다고 합니다. 나오시마는 제련업과 산업폐기물 등이 있는 버려진 섬이었습니다. 후쿠다케는 아름다운 섬을 망가트린 것을 경고하기 위해 아름다운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든 것입니다.


나오시마를 가기 위해서는 우노 항에서 배로 20분 정도 가면 됩니다. 섬 안에서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1시간마다 운행하는 순환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나오시마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나오시마정사무소입니다. 나오시마정사무소는 동사무소 정도로 보면 됩니다. 공무원 수는 50명 정도 됩니다. 나오시마의 인구분포를 질문했는데, 노인 연령층이 많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의외로 젊은 인구가 전입해 온다고 합니다. 나오시마 정보와 나오시마 건축물에 대한 소개 자료를 파는데, 가격은 각각 300엔입니다. 친절한 나오시마 정사무소의 직원의 설명을 듣고 나오시마 체험을 시작합니다.


우선, 이에 프로젝트를 봤습니다. 이에는 일본 말로 집이라고 합니다. 예술가들이 버려진 집을 현대 미술 작품으로 새롭게 재탄생시켰습니다. 이에 프로젝트는 1997년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 미야지마 타츠오의 작품인 카도야입니다. 카도야는 섬 주민들이 제작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200년 된 집을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탄생시킨 것입니다. 기존의 것을 이용해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나오시마 프로젝트의 본질을 나타내 줍니다. 카도야를 통해 섬 주민과 현대미술과 친밀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카도야는 총 세 점의 작품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간의 바다 '98(1998)'입니다. 집 안에 물이 담겨 있고 LED 빛이 나는 숫자가 물속에 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빛을 내는 모습이 신비롭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1부터 9까지 숫자가 있습니다. LED 카운터가 1부터 9까지 숫자를 셉니다. 빨간색, 노란색이 물 위에 떠있는 오묘한 풍광을 나타냅니다. 카운터의 숫자가 변화하는 속도는 주민들이 정했다고 합니다. 옆방으로 가면 '나오시마즈 카운터 윈도우(1998)'이 있습니다. 액정 유리에 숫자가 나오는데, 숫자 뒤로 바깥의 풍경이 보입니다. 숫자 3개가 각각의 속도로 시간을 잽니다. 창고 안으로 들어가면 '첸징 풍경'이라는 산수화 위에 채색된 작품이 보입니다. 이에 프로젝트는 폐허와 현대예술, 섬 주민들이 생명을 이어가는 모습으로 비칩니다. 버려진 낡은 집이 전혀 새로운 형태로 바뀌고 생명력을 유지하는 모습에서 예술의 힘을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