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시간은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다

by 권석민

금요일 오후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학교 과제를 했다. 다행히 토요일 오전 수업이 온라인 영상강의로 변경되어, 잠을 뒤로 미루고 발표자료를 작성할 수 있었다. 모두가 잠을 자고 있는 새벽 시간은 오롯이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유일한 시공간이다. 비록 밤새 작성한 과제가 완벽하지 않아 수정이 불가피할지라도, '무(無)'에서 '유(有)'로 한 발짝 나아갔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꼈다.


지속 가능한 학습을 위한 핵심 기제는 '자기 효능감'이다.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유능감은 학업의 흥미와 가치를 높인다. 달성해야만 하는 하나의 과제를 마친다는 건,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쌓는 행위다. 작은 성취의 누적은 긴 호흡의 성장 과정의 동력이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물리적 한계와의 싸움이다. 업무, 학업,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임은 모두 막중하다. 시간이라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모든 역할에서 완벽을 기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과연 나는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라고 되묻는다. 미래의 후회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의 통제 가능한 변수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순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불안을 관리하는 합리적인 전략이다.


토요일 학교 교정을 지나다가 비 오는 호수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단순히 가방만 들고 학교를 오가는 행위는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박사과정의 본질은 지적 역량의 심화에 있다. 피상적인 지식 습득을 넘어, 깊이 있게 사색하고 이해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역량을 쌓아야 한다.


모든 성과를 단번에 달성할 수는 없다. 삶에 있어 가장 큰 힘은 '강도(Intensity)'가 아니라 '빈도(Frequency)'와 '꾸준함(Consistency)'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모르면서 아는 척 넘어가는 자기기만을 경계해야 한다. 부족함을 직시하는 객관적 태도,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함, 그리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당당함이 필요하다. 지칠 때는 지쳐있음을 인지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조급함을 버리고, 조금 멀리서 자신을 조망하며 옳은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 그것이 내가 선택한 길을 완주하는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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