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부모님들은 “바쁜데 오지 마.”라고 한다. 무슨 뜻일까? 진심으로 한 말씀일까? 필자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안 가곤 했다. 말은 안 하셨지만 섭섭해하셨을 것이다. 결론은 오라는 말씀이다. 맥락을 읽어야 한다.
일 잘하는 사람은 맥락 있게 일한다. 예를 들어 어떤 서비스 안내를 위한 세련된 A 디자인과 투박한 B 디자인이 있다고 하자. 모두 세련된 A 디자인이 좋다고 한다. 만약,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 안내문에는 세련된 A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보다 이해하기 쉽고 헷갈리지 않는 투박한 B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상황에 따라 최종 고객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어떤 일이 중요한지 아는 것이 바로 맥락 지능이다. 박소연 작가의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어치브 모어(Achieve More)>의 저자 김성미 작가는 일이 되게 하는 사람은 일의 ‘구조’부터 디자인하고 장악한다고 말한다. 흔히 산에 올라가기 전에 안내도를 본다. 가야 할 목적지를 보고 각각의 지점들 확인한다. 어디서 쉬었다 가야 하는지, 어느 지점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지 등을 정하고 간다면 막연했던 불안감이 사라지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할 수 있다. 여행을 갈 때도 마찬가지다. 목적지를 검색해 보고 거리는 몇 킬로가 되는지 알아본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무엇을 할지도 미리 정해 본다. 정하지 않고 가서 불필요하게 헤매는 것보다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전망대에 올라가 도시 전체를 내려다봤을 때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조감적 사고'라 말한다. 조감적 사고란 어떤 상황이나 사물을 구성하고 있는 세부 항목들을 관찰하고 분류하여 계층적으로 구조화하는 사고능력이다. 조감적 사고를 갖게 되면 문제를 보고 대안을 제시할 때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다가올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가 가능하다. 주어진 과제에 대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간파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순서와 경로를 찾아낼 수 있다. 전체 목표와 부분적인 목표 간의 의미를 파악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수월하게 세울 수 있다.
필자는 씽크와이즈(일종의 디지털 마인드 맵)로 막연한 생각을 정리한다. 전체를 보기 위해 시각화를 해 본다. 주어진 요소를 쪼개보고 관계를 살펴본다. 같은 유형은 묶어보고 요소들 간의 상하계층을 나눠본다. 구조화해 보는 것이다. 백화점 진열대에 상품을 진열하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이 정리되고 복잡한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헤아릴 수 있다. 미리 상황을 살펴보니 유연함도 생긴다.
흔히 일을 할 때 급한 것은 어찌 되었든 하게 된다. 문제는 그리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다. 예를 들면 연말 평가에 대비하는 것이나 수능시험과 같은 것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니, 초반부터 힘을 쓰려하지 않고 뒤로 미뤄둔다.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는 시기별로 차곡차곡 준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평가를 대비할 수 없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시기별로 달성해야 할 작은 미션들을 설정해야 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씽크와이즈다. 씽크와이즈로 목표와 해야할 일을 설정하고 일정에 연결한다. 뇌는 과제를 완결하려는 속성이 있다. 설정한 목표와 일정은 행동으로 옮겨진다. 바로 생각을 성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해가 바뀌면 새롭게 목표를 세운다. 회사에서 1년간의 목표를 정하듯이 팀 단위로도 1년간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 명확한 목표 설정, 추진 전략,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 씽크와이즈를 활용하여 중앙에 핵심이 되는 가치를 적는다. 연상되는 단어들을 적어 내려간다.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방사형 형태로 아이디어들이 그려진다. 나열된 아이디어를 비슷한 것끼리 분류하고 상호연관성을 파악하여 묶는 과정을 거친다. 분류하고 묶어낸 것들 사이에 중복된 것과 빠진 것이 없는지 살펴본다. 씽크와이즈로 생각을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전체를 보는 힘이 생긴다. 생각의 폭과 깊이가 좋아진다.
한글로 배경, 성과와 반성, 목표, 전략, 추진방안, 추진 일정, 기대효과 등을 작성하다 보면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데 힘이 들 수 있다. 씽크와이즈(ThinkWise)를 활용하면 1장의 맵(map)으로 전체를 이미지 형태로 볼 수 있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파악하기 쉽다. 필자는 논문 형태의 과제를 작성할 때 씽크와이즈(ThinkWise)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 전체 구조를 미리 설계한 후 세부 내용을 넣어 완성했다. 시간도 단축되지만, 구성도 단단했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전체를 보는 힘은 중요하다. 전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맥락을 살필 수 있다는 뜻이다. 전체를 보는 힘은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다. 액셀을 밟을 때와 브레이크를 밟을 때를 안다. 불명확한 문제를 개념화하여 해결하기 위한 과정들을 손쉽게 설계할 수 있다. 삶과 일에서 전체를 보는 힘을 키울 수 있다. 2023년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씽크와이즈(ThinkWise)를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누가 아는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