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효용편향, 전망이론, 굼뜬 베타
이 세상에 완벽한 시스템이란 없습니다. 시스템은 인간을 위해 일을 하고, 사람은 그 시스템의 결함을 보완해 줍니다. 그래서 사람을 System Agent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시스템과 사람은 상호 보완관계에 있습니다.
최근, 우리를 충격에 빠뜨린 대형사고를 분석해 보면, 시스템 오류와 인간의 판단실수가 동시에 또는 연속적으로 일어난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인간의 판단실수는 왜 발생할까요?
그것은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사람의 심리 반응 때문입니다. 안전한 환경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심리 현상을 이해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판단오류의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1. 기대 효용 편향 (Bias by Expected Utility): 부정확한 판단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었을 때, 실제보다 다소 적게 얻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향성은 많이 얻을수록 더 심해집니다.
예를 들어, 가난했을 때 100만을 벌은 것과, 연봉이 1억 넘을 때 100만을 벌은 것은 느낌이 다릅니다. 후자의 경우 100만 원의 효용가치가 훨씬 떨어집니다.
돈의 절대적 가치는 달라질 수 없지만, 실제로는 내가 그 돈의 쓸모를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돈의 상대가치가 달라집니다. 돈의 액수와 효용가치는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은 자신이 무언가를 잃었을 때, 실제보다 더 많이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손실이 발생했을 때는 그 심리는 강하게 느껴지지만, 손실의 액수가 커질수록, 점점 둔감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임을 해서 돈을 잃었다고 가정합시다. 초반에 잃은 100만 원은 매우 아깝고 속이 상합니다. 그러나 1000만 원을 잃고 난 다음에 또 잃는 100만 원에 대해서는 처음처럼 안타깝지 않습니다. 잃어버린 돈의 효용가치가 줄어듭니다. 손실에 대해 무뎌집니다.
이러한 기대효용편향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거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이러한 심리적 경향성은 결정적인 순간에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합니다.
https://rwer.wordpress.com/2016/04/04/utility-maximization-explaining-everything-and-nothing/
2. 전망이론 (Prospect Theory): 불리한 판단
사람들은 항상 본인에게 유리한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재미있는 실험이 있습니다.
첫 번째 실험입니다. 실험 참가자는 아래의 2가지 조건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선택합니다.
조건 A: 80만 원의 보장된 이익
조건 B: 100만 원을 85%의 확률로 얻을 수 있고, 15%의 확률로 아무것도 가질 수 없음
이때, 대부분의 실험참가자는 조건 A를 선택합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선호하시나요?
각각의 선택의 기대수익은 조건 A는 80만 원, 조건 B는 (100만 원 x0.85+0원 x0.15=85만 원) 85만 원입니다. 수학적으로 조건 B가 유리합니다.
이러한 불리한 선택은 위험 회피 (Risk Aversion) 심리가 일반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실험입니다.
조건 A: 80만 원의 확정된 손실
조건 B: 85%의 확률로 100만 원을 잃을 수 있고, 15%의 확률로 아무런 손실이 없을 수 있음
이때 다수의 실험 참가자는 조건 B를 선택합니다. 실제 기대 손실은 조건 A는 80만 원, 조건 B는 (-100만 원 x0.85+0원 x0.15=-85만 원) 85만 원입니다. 수학적으로 조건 A가 유리합니다.
이러한 불리한 선택은 위험 감수 (Risk Taking) 심리가 일반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입니다.
전망이론에서는 사람들이 불리한 판단을 하는 심리상태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경제적으로 불리한 판단을 할까요?
https://blog.naver.com/victorytech1205/223931374001?trackingCode=rss
3. 굼뜬 베타 (Sluggish beta): 늦어버린 판단
“Sluggish beta”는 의사결정의 적정시기를 놓치고 뒤늦게 반응하는 것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베타는 Signal Detection Model에서 사용하던 의사결정의 기준선을 지칭합니다. 사람들은 잘못된 결정을 빨리빨리 수정하지 못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어떤 분이 사업에 투자해서 큰 손실을 입었다고 합시다. 투자환경이 바뀌지 않았다면, 추가적인 투자는 조금 더 보수적으로 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몇 번의 손실을 보고 난 후에야 "정말 안되네!"라는 탄식을 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몇 번을 처맞고 나서, 뒤늦은 후회와 함께, 자신의 판단 기준을 바꾼다는 말입니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어리석은 판단을 하게 되는 걸까요?
https://diginomica.com/marketers-slow-down-content-machine-and-refocus-your-customers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옳은 판단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무엇 때문인지 비합리적인 판단을 자주 합니다. 마치 인간의 의사결정 회로에 결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AI를 사용하면 좀 나아질까요?
사용자의 판단 오류를 최소화하는 것도 UX디자이너의 몫입니다. 이를 위해, UX디자이너는 디자인 방법론뿐 아니라, 시스템을 다루는 사용자의 심리와 행동 패턴도 이해해야 합니다.
판단오류를 줄인다는 것은, 이 사회에 만연한 인재를 포함한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됩니다. 안전은 인간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주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UX디자이너는 이런 안전한 경험을 설계하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