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호흡

by 선지 마르소

너무 달지 않은

꿀이 필요할 것만 같다

흥분을 감춘 듯 보이는

꿀벌은

점잖지 않은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니까


그들이 춤을 출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할 것만 같다

곧 있으면 기적과 천벌이

반반 씩 오고 가는

봄이 찾아올 테니까


하지만

봄의 제전을 연주하기 위해 나타나던

봄의 인도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이제 보이지 않는다

지금쯤 시작해야 할 텐데


시한부 판정이 내려진 겨울은

어느새 봄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 본다

그의 얼굴은 차가운 눈물색 물감처럼

도저히 융화될 수 없는 색을 하고 있다


그 붓으로 내 수채화를 망칠 셈이야?


이제는 봄을 맞이하고 싶다

얼어붙은 계절의 정지된 호흡처럼

너무 차가웠던 지난날들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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