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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 7

마주(相)

by 흐구로그

너를 잊어야 할 순간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것


반대로


너가 나를

잊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것


그 사이사이 생각의 공백에

매운 연기가 지나감을 느낀다


나 너 떠나도 울지 않으리

굳은 다짐은

마주한 눈에 허물어진다


우연을 넘기에는

순간은 너무 빨랐고

운명을 짚기에는

그 벽은 너무 높았다


쏘아 올린 원망과

쏟아지는 울음에도

나는 그저 벽을 등지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마주 보는 눈과

마주 잡은 손

마주 앉은 자리조차

잊어본 적 없다


다시 되새겨 본다


마주 보는 눈과

마주 잡은 손

마주 앉은 자리조차

아직 내 눈엔 선명하다


허나


흐린 눈에 설킨

사연들 마저

멀어지는 밤


너 위해 흐르는

한 뼘의 눈물도

사랑하기 싫으니


안녕

우리는

죽음 앞에

담담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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