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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락향기 Feb 05. 2021

[0~7세까지 형제 육아]

육아의 시스템화 l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루틴 만들기와 허용의 한계정하기


가끔(아주 가끔)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세요.





애들 어떻게 키웠어요?


그 집 애들은 뭔가 담 달라(나: 응? 어떤 게?)




오늘은 차근히 아이들 어릴 때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도대체 택형제를 어떻게 키웠을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이야기, 그러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시작해봅니다.ㅎ









1. 계획 임신과 태교


첫째는 철저히, 아주 철저히 계획 임신을 했습니다.

 남편은 몇 달은 아침마다 수영장을 오가며 매일 운동을 했고,

저는 요가원을 다니며 매일 운동을 했어요.

음식도 바깥 외식은 잘 안 하고, 배달음식 노노 집에서 소박하게 해먹었어요.

1식 1찬이라도 조미료, 인공첨가물 없는 음식으로!


둘째는 첫째와 다르게 계획 임신에 실패하게 됩니다. 계획은 큰 택이가 13년 4월생이라 딱 두 돌 차이로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잘 안되어서 27개월 차이로 태어나게 되었어요.



태교! 이것에 대해 할 말이 참 많아요.

사실 첫째를 뱃속에 품고 저는 임용고시 공부를 했습니다.

그 빡세다는 3차 시절, 철저히 1차 2차 3차 시기를 고려하고 태어나서 바로 출산휴가를 쓸 수 있게 4월이 좋겠다 싶어서 계획임신과 태교를 저절로 하게 됩니다.

혼자 몸으로도 힘든 임고 공부를 임신한 채로 해나가다니 정말 지금 생각하면 보통 독한 여자가 아니었네요 ㅋ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부는 해야겠기에 시험 일정 계획에 맞춰서 공부를 착실히 했어요. 2차 시험은 11월 중순이었던 거 같은데 그때는 임신했는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어요. 3차 시험 때는 임부복을 입고 갔으니 당연히 알아볼 줄 알았는데 교실 감독관님은 알아보시던데 시험 감독관님들은 못 알아보시더라고요!(배가 작긴 했어요 ㅋㅋ)


저는 날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공부를 했고(3차 보기 전에는 새벽 2~3시까지 맥심커피를 들이키며 공부로 하루를 불태웠었죠;;하~진짜 대단 허다!) 이 과정에서 큰 택이 태교는 저절로 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보다 더 좋은 태교란 없. 다.(혼자 합리화해봅니다 ㅋㅋ)


둘째는 몇 번의 실패 끝에 찾아왔는데 초겨울 갑자기 교실 냄새가 너무 역겨웠어요. 맨날 교실 들어가면 "창문 좀 열자~"로 시작해서, " 너희들 안 씻었니?"를 몇 번씩 물어봤었던 기억이 나요. 이때 남중에 근무할 때였는데, 남자애들 잘 안 씻잖아요 ㅋㅋㅋ 근데 그게 입덧의 시작이었어요. 둘째는 따로 태교를 챙길 여력이 없었어요ㅠㅠ(미안하다 둘째야 ㅠㅠ) 그래도 근무 중이었으니 매일 교과서를 열심히 공부했었고, 이때는 학교에서 수업혁신동아리에 참여해서 한 달에 한 권 책을 읽고 토론하고 수업 모임을 2주에 한 번씩 했던 때라 "지금 하는 이것이 태교다."라는 생각으로 미안한 마음을 달랬던 거 같아요.



태교!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저는 그래서 주변에 임신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항상 "계획임신과 태교"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영특함의 정도가 다른 걸 봐서 엄마가 둘째 때 조금 더 태교에 힘썼더라면,, 하는 미안함도 있답니다 ㅠㅠ 임신을 준비하시는 분들! 계획임신과 태교 꼭 하세요!









2. 생후 1년 육아 : 본능적, 생리적 욕구 채워주기와 애착의 형성


저는 육아서를 참 많이도 읽었습니다. 제가 주로 봤던 육아서들은 전문가가 축적된 데이터와 논문을 바탕으로 쓴 육아서들이었어요. 소아정신과 의사, 교육자, 아동심리학자 등이 쓴 책들을 주로 봤고 열심히 밑줄 그으며 필기해가며 정리해가며 읽었어요.


단, 개인의 의견이 많이 들어가있는 유명한 육아서들(예를 들어 하은 맘, 푸름 아빠 등)은 지금도 읽어보지 않았어요. 이들의 자식이 잘 되었다는 것을 그냥 건너 듣고 "아~그랬구나" 이 정도로만 수용했지 "나도 이렇게 키워봐야겠다!"라는 욕심은 절대 내지 않았어요. 그리도 무엇보다도 그 사람 자식이지 내 자식이 아닌데, 어찌 내 아이에게 똑같이 할 수가 있나?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주로 읽었던 책들은 아래와 같이 전문가의 논문과 과학적인 데이터와 증거들이 들어 있는 책 들이었어요. 생각나는 저자들 별로 몇 권만 추려봤는데 정말 많은 육아서를 첫아이가 5~6살까지 읽었답니다. 그 후로는 자녀 교육서로 넘어가게 되었고, 요즘은 자녀 교육서와 함께 제가 읽고 싶은 소설류들을 읽을 여유가 조금 생겼어요.









많은 책들을 읽어보고 제가 내린 결론은

육아의 시스템화


였어요. 아이가 먹고-놀고-자고의 패턴을 익힌다면 아이의 활동이 예측이 되기 때문에 엄마로서 조금 더 편할 거 같았고 육아가 금방 익숙해질 거 같았어요. 처음 하는 육아는 멘붕의 연속이라는 아이를 먼저 낳고 키우는 친구들과 선배들의 이야기가 두려웠지만 그래도 책을 읽고 정리를 하다 보니 한줄기 빛이 보이는 기분이었죠!



그래서 저는 두 아이 모두 철저하게 생후 1년 동안은 <육아의 시스템화>를 위해 노력했어요.


먹놀잠 패턴을 만들어 주고, 젖을 달란다고 주지도 않았고, 낮잠도 누워서 토닥이며 재웠고, 수면 교육을 시켰어요.


그리고 남편이 연애시절부터 만들어두었던 저희 둘만의 홈페이지에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사진을 남편이 개월 수별로 정리를 했고,

저는 수유와 이유식 일지, 수면 교육, 발달 상황을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이 모든 데이터는 둘째 때도 고스란히 쓰이게 됩니다. ( 둘째는 따로 제가 적을 여력이 안되었지만 첫째 때 해놓은 것을 바탕으로 육아의 시스템화에 더 편하게 안착하게 되었답니다.)




육아일기를 들여다보면 대략 이런 내용! 수유와 이유식 일지와 이유식에 사용된 식재료 등을 기록하고 아이의 발달을 기록했어요.


먹고, 놀고, 자는 패턴이 일정해진 아이들은 잘 보채지 않았어요.


그리고 왜 아이가 보채는지 제가 알았기 때문에(진짜 울음소리가 다르더라고요. 배고픈 건지 기저귀가 불편한 건지 잠투정인지 등) 빠른 대처가 가능했고, 제 육아의 질은 더욱 올라갔어요.


아이가 낮잠 잘 때 이유식을 만들어 놓거나 육아서를 읽을 수 있었고, 함께 낮잠도 자며 체력을 보충했어요.


아이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니 애착과 양육의 질은 절로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큰 택이 100일 무렵에 들인 블루 레빗 전집을 시작으로 야금야금 사모은 단행본들을 이용해서 책 육아도 시작했답니다. 아이들에게 루틴을 잡기 위해서 이 무렵부터 저녁에는 저녁밥을 먹고 목욕 후 잠자리 독서시간을 매일 가졌고 그 루틴은 아이들이 9살 7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이 많은 걸 한 줄로 요약해보면,



'루틴 만들기로 본능적이고 생리적인 욕구를 채워주며 안정적인 애착을 함께 형성을 해나갔다.'




3. 세 돌까지 : 언어능력을 끌어올리고 허용의 한계 정해주기


택형제는 말이 참 빨랐습니다.


둘 다 거의 17~18개월부터 문장으로 말이 트였어요.


19개월쯤 큰 택이와 통영 여행을 가서 케이블카를 탄 적이 있어요. 가정 어린이집을 다니던 이때 주말이 지나고 오면 선생님께서 "주말에 뭐 했니?"라고 물어보셨어요.


큰 택이는 " 엄마 아빠랑 통영에 가서 케이블카 탔어요. 케이블카가 하늘에 떠 있었어요." 이렇게 문장으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언어를 수용하는 능력과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났어요. 둘째도 말하면 입 아프게 말을 잘했어요.



말을 빨리, 잘 하게 되니 좋은 점은!

아이가 떼를 잘 쓰지 않는다는 거예요.

자기의 의사 표현을 말로 할 수 있는데 굳이 울며불며 떼를 쓸 일이 없지요.

그래서 제 육아가 더 편했을지도 몰라요.



필요한 게 있으면 엄마,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자연스럽게 언어로 표현을 하니 아이가 떼쓸 일도 엄마, 아빠가 힘뺄일도 없어요. 마트에 가서 그 흔한 장난감을 사달라고 드러눕거나 떼를 쓴 적이 없어요.


말을 빨리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꾸준하게 계속 아이에게 말을 걸어주고 책을 읽어주고 산책 나가서 이것저것 보여주고 그렇게 키웠어요.


그리고 이때부터는 아이가 걷고, 말귀를 알아듣기 때문에 허용의 한계를 정해주는 일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위험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면 허용을 해주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었어요. 저와 남편은 이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한 합의가 되어있었고, 부부 중 한 명이 되고 누구는 안되고 가 아니라 둘 다 확실히 안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통일을 해나가고 일관성 있게 하고 있어요.



"돌쟁이, 두 돌 아이가 그걸 알아듣겠어?"

라고 생각하시나요? 말 못 하는 동물도 강형욱 씨가 훈련시키는 거 보셨잖아요!

하물며 말귀를 알아듣고 말문이 터진 아이들인데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에요 ㅎ


일정한 시간에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밥을 먹을 때는 한자리에 앉아 돌아다니지 않고 먹는 것, 어른을 보면 인사를 하는 것, 누군가를 때리거나 밀치면 안 되는 것, 높은데 올라가거나 뛰어내리면 안 되는 것 등 허용의 한계를 정하고 말로 설명을 해주며 지키지 않았을 때는 타임아웃을 해가면서 그렇게 익숙해지게 만들었어요.


집에서도 이때에는 티브이를 보여주지 않았던 시기라 밥 먹을 때는 당연히 영상 노출 없이, 식당에서도 영상물의 도움 없이 밥을 먹어요. 저희 부부는 식당에서 처음부터 핸드폰을 안 보여줬어요. 이것도 습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밥 먹으러 왔으면 기다리고, 즐기며 밥을 먹는 게 예의라고 일러주었어요.



9살 7살이 된 지금도 집에서 식탁에 앉아서 20분 남짓이면 밥 한 그릇을 뚝딱 먹을 줄 알아요. 여전히 저녁밥을 먹은 후에 씻고 잠자리 독서를 1시간씩 갖고 9시에 둘이 자러 들어가고요. 그러면 남는 시간은 오롯이 누구 거! 다 제거 ㅋㅋㅋㅋ


생후 1년 때부터 먹, 놀, 잠 루틴 패턴이 완성되었던 아이들은 허용의 한계를 무난하게 받아들이고 체화해 나갔고, 이런 것들은 가정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면서 더 빛을 발하게 됩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에이스로 등극!!

선생님들의 칭찬이 자자해지기 시작합니다.

실제 큰 택이가 다녔던 가정 어린이집에 작은 택이도 다녔고 요즘도 가끔 원장님을 밖에 지나갈 때나 아이들이 다 가지고 논 장난감이나 책을 전해주러 가서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들을 엄청 많이 칭찬해시고 예뻐해 주시고, 그때 우리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비타민 같은 존재였다고 입이 마르도록 이야기해주시고는 하세요.

그리고 작년에 입학한 큰 택이의 담임선생님께서도 얼마 등교 안한 기간 동안에 아이들 파악을 금세 하셔서는 상담 때 아이가 무척 잘 컸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한 번에 잘하는 아이는 없어요.

꾸준하게 집에서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 만들어 주셔야 해요. 초기에 습관을 잘 잡아주시고, 허용의 한계를 정해서 지켜나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4. 유치원 시기 : 아이에게 돈이 아니라 시간을 쓰세요.


큰 택이가 5살(만 48개월), 작은 택이 3살(21개월) 때 남편의 미국행으로 인해 갑작스레 가족이 1년 4개월 정도 뉴욕에서 지냈어요. 이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살림 + 도시락 + 아이들과 함께 하는 24시간이었어요 ㅋㅋㅋㅋ



두 아들과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의 24시간이라니! ㅋㅋㅋ

생각만 해도 흥분되시나요! 처음에는 생각만큼 좋지는 않더라고요.

말도 안 통하지, 남편 도시락 싸서 출근시키고 나면 애들과 오롯이 함께 종일 붙어 있어야지ㅠㅠ



하지만 저는 또 가만히 있는 성격이 못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저의 남아도는 시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도 물론 아이들에게 계속된 일관성 있는 허용의 한계를 일깨워주고 디테일한 인성교육도 함께 해 나갔어요.

아이들과 온종일 붙어 있으면서 함께 놀고, 책 보고, 산책하며 주워온 자연물들로 독후 활동도 하고 엄마표 영어도 시작했고, 책 육아도 본격적이고 조금 더 디테일하게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든 활동의 결과들은 지금 제 블로그에 1년 동안 기록으로 남기고 있지만 아직 반도 글을 못 쓴 기분이에요 ㅎㅎ


그동안 제 글을 지켜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그렇게 아이들에게 저의 시간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도 기꺼이 저의 시간을 내어주고 있답니다.



아이들은 지금도 이야기해요.





엄마, 휴직하고 미국에서 놀았을 때처럼 실컷 놀아요.
엄마랑 미술놀이하고 영어책 읽으며 활동했을 때 정말 좋았어요!



https://blog.naver.com/eomteang/222069848709


아이들과 함께 했던 그 많은 시간 동안 우리는 함께 성장했고, 함께 많은 추억을 나누어가졌어요. 그런 모든 것들이 지금 우리가 있게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힘들 때 함께 꺼내볼 추억이 있다는 것, 책을 보며 그때를 떠 올릴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



유치원 시기부터 엄마들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해요.

5살이 되면 옆집 아이는 영어도 시작하고 수학도 하고 카다라 통신에 흔들리는 갈대 같은 마음~

저라고 왜 안 그랬겠습니까.



하지만 이제 저는 아이들과 저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기에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아요. 오롯이 아이의 어제와, 아니 한 달 전, 두 달 전, 1년 전 아이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에서 성장을 찾아보려 하고, 제 마음이 급해질까 봐 또래 엄마들에게 잘 묻지를 않아요.



내 아이에게 돈 대신 시간을 써보세요. 나의 시간을 기꺼이 함께 해보세요.


하루 1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면 한 달이면 30시간, 1년이면 360시간이에요.

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즐겨보세요.



저는 27개월 차이 형제를 키우지만 아이들에게 큰 소리 낸 적이 별로 없어요.(아예 없다면 거짓말~!ㅋㅋ) 소리 지를 일도 별로 없고요.


그냥 이제 우리는 서로의 눈빛만 봐도, 목소리 톤만 들어도 딱 알아차리거든요.






이제 겨우 9살, 7살 아이들을 키워서 아직은 한참 육아 하수에 갈 길이 멀지만

이미 저희 아이들이 지나온 시간에 대해서는 한 번쯤은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형제육아 #육아루틴만들기 #생후먹놀잠루틴 #한계의허용 #두돌육아 #유치원시기중요한것


#큰소리없이아들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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