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변칙을 만나다

by 공감소리

파워 "J"인 나는 예측가능한 상태,

즉 구조적 환경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러한 기질적 경향성은 직장 내

업무를 할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연간, 분기, 1개월, 1주, 하루의 업무를

사전에 예측해서 대비하려 애썼다

이는 일하는데 제법 효과적이어서

그 방식을 변화시킬 필요 없다 생각했다


그 경험을 하기 전까지는
난 일 잘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대학에서 근무하고 있다

교육부 산하의 교육기관 특성상

업무의 자유도가 있기보다는 대부분

교육부의 당초 지침과 규정대로 흘러간다


하지만... 그 기조는 점차 바뀌고 있었다

학령인구 감소 및 4차 산업혁명으로

대학은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했고

이는 나의 업무에도 큰 변화를 초래했다


수시로 불명확한 상부의 지시가 쏟아졌다

정제되지 않아 뜬 구름과 같은 미션을

현실화하기 위해 머릿속은 복잡했다


모든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공론화를 위한 숙의 없이 추진된 업무는

내부 구성원의 오해와 극렬한 반대를 만나

내 업무의 모든 일정과 계획을 틀어버렸다


그 상황은 그야말로 내게 재앙 같았다

난 그저 생계유지를 위해 버텼다

지금 생각해 봐도 내게 대출이 없었다면

100번도 넘게 도망쳤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그때 그 경험이 이후 내 삶을 살리고 있다


세상은 원래 변칙적이었다

삶을 살다 보니 예기치 못한 일들이

당연하게도 많이 일어났고 겪어내야 했다


그 당시 견디지 못해 도망치고 회피해서

변화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이후의 내 삶을 지켜내지 못했을 듯싶다


그래서 오늘 또다시 찾아온 '변칙'에게

예전처럼 크게 저항하지 않는다


지나온 변칙들이 내게 선물해 준

마음속 단단한 근육을 붙잡고

그냥 으레 이쯤 되면 찾아오는

애증의 친구처럼 그렇게 맞이한다


직장이나 타인을 위해 참는 것이 아니다

결코 원칙적일 수 없는 미래에

보다 더 단단히 살아내야 할 나를 위해서
오늘도 그렇게 반응하고 있다!!
오직 내 삶을 위하여....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