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붙이면 흐려질 수밖에 없는 것
한 번에 한 가지씩
그렇게 차근차근
붙이고자 했었다
그런데
내 능력보다
많이 감당해야 할
책임들이 찾아와
넘쳐나는 일들이 되어
연신 문을 두드렸고
급해진 마음에 서둘러
시간에 시간을
겹겹이 붙였다
하나뿐인 시간에 붙여진
또 다른 시간들
생계유지의 시간
가족 돌봄 시간
친구 격려 시간
건강 챙김 시간
미래 준비 시간
자기 계발 시간
외모 꾸밈 시간
잘하고 싶은 마음
후회하고 싶지 않은 마음
분명히 선한 의도
세월을 아끼고자 했으나
그저 억지로 붙여
이중이 된 시간들
무엇하나 몰입함 없이
얼기설기 덧붙여
집중력만 흩트려졌다
겹겹이 붙이면
흐려질 수밖에 없는 것
오늘
지나간 시간을
조심스럽게 떼어
천천히 하나씩
정성을 담아
다시 붙이려 한다
지금은 느려 보여도
오래도록 명확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나의 시간이
단 한 가지 시간으로
있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