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만만해진 위대한 길을 떠올리며....
나지막한 마을
내려다볼 수 있는
길 넘어 언덕
그곳에 열심히 쌓아둔
나의 탑
내려다보고 싶어
더 높은 곳을 향해
안달 난 마음
그런 나를 위해
기꺼이 만만해지기로 한
평평한 나의 길
그 마음 발판 삼아
뜀박질에 몰두한 사이
매일 오가던
익숙한 내 길에
크게 솟은 돌부리를
보지 못했다
잘 알기에 돌아보지 않고
건너뛰었던 내 무심함에
어느덧 큼지막하게
돋아난 돌부리는
내 발을 잡고
축 늘어져 멈추게 했다
그제야
높은 탑이 되기보다
만만한 길이 되는 것이
곱절 위대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만만한 길이 되어준
나의 위대함들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