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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영

가뜩이나 불안에 대한 역치가 높지 않은데, 어디에 눈을 돌려도 불안을 조장하는 것들 투성이다. 마케팅은 나보다 내 마음을 더 잘 아는 듯하다. ‘지금 안 사면 늦는다’는 말, ‘오늘까지만’이라는 문구가 이상하리만치 내 감정의 버튼을 정확히 눌러온다. 매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투자자산들, 품절 임박이라며 조급함을 부추기는 신상품들. 세상은 끊임없이 내 안의 불안을 건드린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정말 큰일일까. 조금 늦는다고, 조금 손해 본다고 해서 내 인생이 무너지는 건 아니다. 몸속 대동맥이 터진 것도, 급소에 총탄이 박힌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토록 다급하게 살아야 하는가. 결국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중심이다. 휘둘리지 않을 마음, 소비라는 파도에 잠식되지 않을 심지. 이번 기회를 놓쳤다면, 다음 기회는 또 온다. 인생은 단판 승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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