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I. Gordon - Joy
안녕하세요_!
당신만을 위한 클래식 큐레이션, 클큐 여섯 번째 큐레이션입니다.
오늘의 곡은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화려한 순간이나, 빛나는 성취의 순간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Ricky Ian Gordon의 〈Joy〉는 삶의 구석진 틈에서 피어나는 일상의 기쁨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Langston Hughes의 시에 곡을 붙인 이 짧은 작품은,
짧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는 한 편의 연가이자,
흑인의 역사와 문화, 감정의 숨결을 담은 노래예요.
〈Joy〉는 Ricky Ian Gordon이 흑인 시인 Langston Hughes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집
Genius Child의 마지막 곡이며 그 안에는 사랑, 노동, 기대, 반전, 유머,
그리고 삶의 기쁨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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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화자는 “기쁨(Joy)”을 찾기 위해 나섭니다.
그는 그 기쁨을 “날씬하고”, “춤추고”, “눈이 반짝이는” 존재로 상상하죠.
즉, 이상적이고 추상적인 기쁨입니다.
하지만 정작 기쁨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바로 도살장 수레를 끄는, 평범한 소년의 품에 안겨 있었죠.
평범한 일상의 장면 속에서 발견되는 기쁨.
그 반전이 이 시의 핵심입니다.
Langston Hughes는 할렘 르네상스(Harlem Renaissance)의 대표 시인입니다.
이 시기(1920년대)는 흑인들이 문학, 음악, 예술을 통해
자기 정체성과 존엄을 표현하려 했던 문화운동의 시대였어요.
그의 시는 흔히 다음과 같은 흑인 문화적 특징을 가집니다.
Joy 또한 이런 특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도살장 수레를 끄는 노동자라는 ‘흑인의 현실’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웃고 살아가는 작은 기쁨을 놓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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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흑인이 박해 받던 시절에서 생각해봅시다.
중산층 백인의 기준으로 보자면, “정육점 수레를 끄는 사람”은 기쁨의 이미지가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당시 흑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Joy는 달랐습니다.
그것은 삶의 애환 속에서도 함께하는 누군가의 품, 지친 하루 끝의 미소,
고된 일상 속에도 기쁨을 찾으며 살아가는.
즉, 이 시는 단순히 “기쁨은 평범한 곳에 있다”는 것을 넘어
흑인의 현실과 문화 속에 존재하는 생명력과 정서를 기념하죠.
그리고 이 메세지는 저에게, 지금 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필요한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Ricky Ian Gordon의 음악을 들으면,
피아노의 리듬과 짧은 텍스트가 훨씬 더 넓은 서사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Langston Hughes는 흑인들의 가난하고 힘겨운 일상 속에도 존재하는 생명력을 노래해온 시인이에요.
그는 이렇게 말하듯이 쓰는 걸 좋아했어요.
“우리 삶이 힘들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건 아니야.
그리고 기쁨은, 우리가 어디에 있든, 함께 살아가는 이 사람들 안에 있어.”
흑인들은 오랜 시간 차별과 빈곤 속에서도 노래하고, 웃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법을 잊지 않았고,
그 정신이 이 시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Joy〉는 “기쁨은 환상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 속에서 발견되는 것”을 얘기하는 시에요.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평범한 순간들 속에도 기쁨은 분명히 있고,
그걸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Langston Hughes는 아주 짧은 시로 담백하게 전합니다.
이 시에 곡을 붙인 Ricky Ian Gordon의 음악을 들으면,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뉘앙스와 리듬이 훨씬 더 깊이 와닿으실 거예요.
Ricky Ian Gordon은 20세기 후반부터 활동한 미국 작곡가로,
오페라와 아트송, 그리고 브로드웨이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작풍을 지녔습니다.
그는 종종 흑인 문학, 퀴어 정체성, 일상의 감정에 음악을 붙이며
‘거창한 서사보다 우리 삶의 이야기’을 탐색해 왔어요.
그리고 소수자,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룬 작곡가이며,
〈Joy〉는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성악적인 부분에 치중하기 보단 이 시가 이야기를 말해주는 만큼 ‘사람의 말소리’로 표현해야 합니다.
이 곡은 연가와 영가 사이, 혹은 노래와 말 사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리드미컬한 반주를 느끼며 성악적인 접근 보다, 블랙 가스펠적인 해석으로 도달해야 합니다.
이런 리듬은 클래식에서 많이 쓰이는 리듬은 아니니 이건 성악가에게 굉장한 도전일 수 있습니다.
노래 제목부터 '기쁨'이니 만큼 joy 정서를 노래 끝까지 집중해서 표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제일 잃지않길 바라는 생명력과 희망을 노래해야 합니다.
반주도 리드미컬 하지만 시의 라임도 굉장히 리드미컬한데,
리키 이안 고든의 작곡이 이를 굉장히 잘 빛나게 해주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반주가 아니라 시를 표현하는 리듬, 미묘한 음형들이
시의 흐름과 감정의 미세한 굴곡을 따라갑니다.
각각의 성악가들이 시의 기쁨의 반전과 해학등의 정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비교하며 들어주시면
더더욱 재밌을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q79hnJCe3o
“기쁨”을 찾아 나섰지만, 그 기쁨은 찬란한 장면이 아닌 평범한 장면 속에서 발견되었죠.
그리고 Gordon은 이 시를 통해 언제나 우리곁에 존재하는 기쁨을 음악으로 그려냅니다.
찬란한 순간뿐 아니라, 일상 속 작고 사소한 이야기 속에도 늘 함께하는 기쁨.
그리고 그것을 인지하고 느끼는 사람은 어떤 고난 속에서도 인생을 훨씬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것.
오늘의 [클큐] “Joy”라는 곡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일상을 살아가느라 놓쳐버리기 쉬운 기쁨의 순간들을 흥겹게 노래한 곡입니다.
"기쁨은 멀리 있지 않고 당신이 오늘 만난 작은 순간들 속에도 분명히 숨어 있을 거라고 말해주는 곡_!"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는게 목숨이잖아요.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기쁨을 누리며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최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의 클큐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을 위한 클래식 큐레이션 클큐였습니다_!
* 클큐(Classic Curation)’는 클래식 전공자의 시선으로 풀어낸 주관적인 큐레이션 콘텐츠입니다.
*브런치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감성 클래식 큐레이션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