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주에 보내는 박수
가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듣습니다.
밝게 통통 튀는 1악장 Allegro가 왠지 슬프게 가라앉는 2악장 Adagio 보다 저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섬세하고 경쾌하게 울리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협연이 참 아름답죠.
신나게 달려가다가도 발 뒤꿈치 살짝 들어주는 그 가벼운 밝음이랄까요.
그러나 결코 바람에 날려 사라질 가벼움은 아니에요. 바람이 불어올 때 그에 맞춰 춤을 추면 모를까.
저와 어울린다기보다는 어쩌면 제가 갖고 싶은, 살고 싶은 그런 즐거움이자 경쾌함일 거예요.
그리고 2악장의 차분하면서도 깊은 그 처연함은 다시 3악장 Allegro assai로 나아가도록 흐름을 탈 겁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나의 하루에 흘렀던 감정들에 대해 고마워한 적이 없었더군요.
잠시 생각을 내려놓고 호흡에 집중해봤어요.
무엇 때문에 웃었고 또 얼굴을 찡그렸는지 그 감정들의 끝을 따라가다 멈추었어요.
당신께 다 펼쳐 놓는 하루의 소소한 장면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나의 하루에 흘렀던 감정들에 이름을 붙여주기보다 먼저 하나하나 쓰다듬어 주고 싶네요.
결과가 되는 감정들이 있고 또 과정이 되는 감정들이 있지요.
무엇이 되었든 그 모든 감정들의 끝에 감사함을 더하고 싶어요.
내가 느낄 수 있어서 내가 살아있는 것이고, 그 살아 있는 감정들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일 테니까요.
슬픔이든 기쁨이든 나의 편이 되어 나를 살아주고 있는 감정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워요.
아주 아주 평범한 하루였고 별 거 없는 나 자신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를 이 세상에서 구별해 낼 수 있는 건 오늘 하루에 흘렀던 고유한 내 감정들의 선율일 거예요.
이제는 당신 앞에서 마음껏 연주할게요.
나의 작은 감사함으로 완성되는 협주곡은 언제나 당신께 헌정된다는 것을 잘 아시지요.
그러니 마지막 악장이 끝나면 신나게 박수를 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