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잎의 반짝임

초원을 그리다.

by 어엿봄

내 마음이 마치 잔잔한 파도가 이는 바닷물처럼 일렁였습니다.

약간 간지러운 것 같아 살짝 웃었어요.

아니, 사실은 바다가 아니라 작은 양동이였지요.

그 양동이의 물 넘칠까 살그머니 들어 올려 천천히 발걸음을 떼는 나였습니다.

양동이의 넘실거리는 물만큼 사랑이 차올랐어요.

당신께서 말씀하셨지요. 나를 사랑하여 당신의 모든 것을 내주었으니 그렇게 사랑하라고요.

다 내어주며 당신의 그 사랑 안에 머무르라고요.

잠시 멈추어 섰어요. 양동이의 물이 철렁거리지 않게 가만히 섰습니다.

하나.. 둘... 셋... 숨을 고르다 보니 모든 게 고요해집니다.

차분한 나로 있음이 참 좋은 시간입니다.

이대로 머물러 있어도 괜찮을까요?

그런데 참 희한하죠. 물이 계속 넘실거리니 말이에요.

조금씩 속도를 내 걸어갑니다. 양동이의 물이 흘러넘쳐도 괜찮아요.

어차피 쏟아부어야 할 물입니다. 한 방울 남김없이 다 던져져야 할 사랑입니다.

아주 조용하게 그러나 끝없이 솟는 사랑의 샘이 있기에 걱정이 없어요.

그렇게 나는 작은 양동이에 담긴 물을 푸른 초원에 다 쏟아 버립니다.

물기 머금고 반짝이는 잔딧잎들이 예쁘네요.


한 방울이라도 흘려버리면 내가 너무 목이 마를까 걱정했던 나였습니다.

나의 작음을 알기에 행여 이게 다 비워져 버리면 아무것도 남지 않아 쓸쓸해지지는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 초라한 바닥이 드러나면 절대로 안 된다고 안간힘 쓰며 양동이를 옮기던 나였지요.


그런데 말이에요. 심장이 계속 뛰듯 사랑의 샘에서 물이 쉬지 않고 솟아납니다.

양팔을 다 벌려도 껴안을 수 없을 엄청난 큰 사랑의 동그라미가 나를 감싸고 있어요.

나는 생각보다 크고 힘이 있는 사람이군요.

그래서 그 넓은 초원의 푸른 잎들이 언제나 반짝일 수 있게 보살필 수가 있어요.


이 마음이 반가워 웃습니다. 쏟아지는 사랑이 나를 간지럽혀 웃습니다.

나는 생명 가득한 이 풀밭에 누워 노래할 거예요.


아무것도 아쉽지 않습니다.

기쁨으로 주님을 섬겨 드립니다. 춤추며 당신 앞에 나아갑니다.

나의 목자이신 당신을 사랑하여 그 사랑 안에 머물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