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행복

어둠에 허락하는 숨

by 어엿봄

그러니까 늘 나와 함께 있겠다는 이야기잖아요.

내가 당신을 만나고 느꼈던 시간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야기잖아요.

난 그래서 나의 역사가 참 소중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은 산들을 넘어 오르는 길에 당신이 내 손을 잡아주었던 어제의 기억이 오늘을 살게 하고

또 내일을 기다리게 할 테니까요. 나의 모든 것이 당신으로 인해 주어졌음에 나는 살 힘을 얻을 거예요.


어제보다 오늘이 나았고 또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을 것입니다.

나의 행복은 언제나 점점 커져왔으니까요.

조금씩 조금씩 커져가는 행복에 나는 이 삶에 대해 감사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언제나 불안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내 역사는 분명 삶이 수놓아온 잠재력을 증명하는데도,

함께 하는 당신이 있어 모든 게 가능하리란 걸 보여주는데도 자꾸 믿음을 잃어버리는 거예요.

나에 대한 믿음과 세상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는 것이겠죠.

세상은 나를 받아줄 수 있을까요. 세상은 나의 최선을 최선으로 알아봐 줄까요.

내가 하고 있는 최선이 과연 세상에게 필요한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단순히 나 스스로를 입증하기 위한 최선이라면, 나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기 위한 최선이라면 어떡하죠.

조금 더 마음을 쓰고 노력을 하면서 사는 그 최선이라는 게 오히려 자기 의심과 부정을 키울 때가 있습니다.


이것도 내 역사의 일부분이죠.

불안이 있다 해서 나의 행복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나는 어제보다 오늘이 낫고 또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을 것임을 잘 압니다.

가슴을 치고 우는 순간에도 나는 늘 항상 당신 안에 있는 것이잖아요.

세상이 나를 낭떠러지로 내몰아도 당당하게 맞서 걸어 나갈 힘을 주실 거잖아요.


사람들은 나의 밝고 가벼운 행복을 좋아하지만, 나는 나의 어둡고 무거운 행복을 사랑합니다.

나는 아무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나의 역사를 받아들이기로 했거든요.

어둠과 빛을 애써 갈라내는 게 아니라 나는 그냥 그 어둠에게마저 숨을 허락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나는 내 인생에서 한 조각도 잘라 버리지 않을 거예요.

무겁고 짙은 어둠의 한 조각을 들어 올려요.

주님, 내 손에 담긴 그 어둠을 보고 다시 말씀하셔요.

그 무질서한 내 역사의 한 조각을 보고 분명히 말씀하셔요. 빛이 있으라고요.

빛이 쏟아지면 그 한 조각의 어둠은 반짝반짝 진주알이 될 거예요.

예쁜 진주알 모아서 당신께 드릴 테니 그때 마음껏 기뻐해주세요.

그렇게 우리 웃으며 영원히 행복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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