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자유인으로 살기를 꿈꾼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과연 내가 자유롭게 결정하고 삶을 선택했는지에 선뜻 답하지 못한다
자유에 대해 한번 근원적으로 생각해 보고 싶었다
요즈음 자유에 대한 언어는 넘치고, 모두가 자유를 앞세운다
사람들은 그렇게 강렬한 열망으로 자유를 맞이한다
자유로운 삶이 반드시 비슷할 필요는 없다
자유인은 전통과 관습으로부터 구속받지 않고 자유분방한 모습일지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도시 공동체를 떠나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자연인을 상상하기도 한다
자유를 강조하는 소위 우파진영의 인사들은 전체주의 이념의 종말을 주장한다
특정이념을 앞세우는 사람들은 자유 대신에 민주주의나 민족을 내세우기도 한다
양쪽 모두 개개인의 자유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앞세우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국가와 민족, 정의와 진실, 대의와 민심이라는 단어를 내세우게 된다
자유인은 공동체에 대한 기본 책무를 저버리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인간은 단 한 번도 공동체 무리를 떠나 존재한 적이 없다
생명체 진화의 역사에서는 인간이 최초부터 자연상태에서 홀로 고립돼 생활한 적이 없다
인간에게 고립은 조난이고, 공동체에서 추방되는 것은 사형선고와도 같다
공동체에 적응하기 위한 모든 자질은 우리 유전자에 담겨 있고, 부모에 의해 전수되어 왔다
인간 공동체는 사람들에게 가장 최적화된 생존모델이었고, 원시사회에서 자유를 꿈꾼이는 없었다
인간의 문명사회에 접어든 이후 공동체의 룰이 바뀌었다
공동체 내부에서 자유를 구속하는 장치가 탄생한 것이다
사람들이 자유인을 꿈꾸게 된 것은, 아마도 문명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해 본다
고대 중국에서 자유를 주창한 장자의 이야기이다
장자는 상상의 자유로부터 시작된다
호방하고 광대한 생각은 장자의 붕(鵬) 이야기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북쪽 바다에 큰 물고기가 있으니, 그 이름을 '곤'(鯤)이라고 한다.
'곤'의 크기는 그 길이가 몇 천리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곤이 변신하여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을 '붕'(鵬)이라 한다.
'붕'의 등덜미는 그 길이가 몇 천리인지 알 수가 없다.
온몸에 한껏 힘을 주고 하늘을 나는데, 활짝 펼친 날개가 마치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다.
이 새는 바다가 크게 움직일 때 남쪽 바다로 날아가려 한다.
남쪽의 깊고 검푸른 바다는 '하늘 연못', 즉 천지(天池)다."
비둘기와 까마귀가 어찌 대붕의 뜻을 알 수 있으랴 할 때 나오는 붕이다
장자는 절대적 자유를 원하며 관직에도 나아가지 않았다
초나라 제왕으로부터 재상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장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거절했다고 한다
"당신은 희생제에 쓰는 소를 본 적 있는가?
그 소는 수년 동안 배불리 먹은 후 무늬 있는 옷을 입고 죽을 곳으로 끌려간다.
그 순간 소가 '차라리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송아지가 되는 게 나을 것을' 이라고 생각해도 소용이 있겠는가?
나는 국가의 포로가 되느니 차라리 더러운 도랑 속에서 즐겁게 헤엄치면서 놀겠다."
(사마천, 사기)
진흙 속의 물고기로 살더라도 속박받는 삶은 살지 않겠다는 뜻이고, 그것이 장자의 자유인에 대한 정의였다
장자는 웅대한 상상력으로 세상을 보고자 했고, 관직이나 재물에 구애받지 않으려고 했다
인간의 자유에 대해 말할 때 근대 계몽주의를 빼놓을 수 없다
인간의 자유를 태어났을 때부터 갖는 기본권으로 보았다
근대는 중세시대의 신으로부터 벗어나길 원했다
신이 창조한 인간의 모습에 대비하여, 자연상태에서 최초의 인간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
홉스와 로크, 루소 등의 사상가들은 항상 자연상태에서 최초로 존재할 때의 사람에 대해 말한다
홉스의 설정은 자신의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말하고 있다
자연상태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이다
모두는 타인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자연적 권리를 갖는다
자연상태에서 사람들의 관계는 지속적이고 폭력적인 경쟁 상태에 놓여진다
홉스는 자연상태에서 인간의 존재에 대해, “고독하고, 가난하고, 추악하고, 잔인하고, 짧다".
유일한 법(자연법)은 자기보존에 기반한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로크는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평화롭게 자기생존이 가능한 상태로 보았다
권력도 정부도 없지만 만인 대 만인의 투쟁상태로 보지 않았다
자연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그 자연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모든 인류는 그것을 참고하기만 하면 모두 평등하고 독립적이므로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명, 자유 또는 소유물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로크는 개인이 자연적 권리(생명, 자유, 재산)를 부여받았으며, 자연 상태가 비교적 평화로울 수 있다고 믿었다
루소 역시 홉스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가졌다
루소의 자연상태는 한마디로 원시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자연상태에서 고립된 인간은 시기하고 두려워하거나 자만하는 마음을 가질 수 없다
기본적 충동과 자기생존 욕구가 있을 뿐, 도덕적으로 중립적이다
인간 불평등의 기원은 문명사회에 접어들면서 서로에게 의존하는 것에서 찾았다
계몽주의는 사람들의 자유를 고민하면서, 과거 자연상태의 인간과 비교하고자 했던 것 같다
사람의 자유를 태어나면서부터 부여받은 기본권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물론 자연상태라는 가정은 진화론을 통해 생명체 역사가 밝혀진 19세기 이후에는 설득력을 상실했다
인간이 종으로 최초로 분리될 시기에도 인간은 집단생활을 했고. 한번도 사람들끼리 계약을 맺어 권력을 만들지 않았다
기본권은 인간이 역사와 문화 속에서 만들어낸 창조물이다
그럼에도 자연상태 인간이 사회계약을 통해 국가를 형성했다는 가정은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상과 사회제도를 만들었으니, 이것이 바로 자유주의이다
우리는 살면서 구속과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한다
인간이 백지상태에서 태어나 온전히 자신만의 삶을 자유롭게 설계하길 바란다
그러나 이 희망은 어쩌면 인간사회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사회에서 생존의 과제 앞에 놓여 있다
우리 인생의 진로는 부모들로 인해 이미 결정돼 있었는지 모른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DNA가 우리 육체적 정신적 조건을 결정한다
생명체 내부에 깊게 새겨진 본성이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 각자는 부모의 환경에 따라 삶이 달라지게 되었다
어려서 형성되는 자신의 성격은 모두가 다르지만, 부모의 영향이 가장 크다
사람들의 삶은 어느정도 차이를 보이지만 운명은 태어날 때 부모의 유전자와 가정환경에 의해 정해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유로운 삶을 꿈꾸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자 한다
자유로운 마음은 어떤 의식상태이고 어떤 조건에서 생겨나는지도 궁금해진다
사람이 자유로운 상태에 놓이려면 제일 먼저 생존을 위협받는 빈곤과 질병을 벗어나야 한다
무엇이든 마음먹기 달렸다고 하는데, 마음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자유의 대전제는 경제적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도 자유롭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경제적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제도적으로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
근대 서양철학에서는 마음과 정신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
최초의 마음 연구자는 보통 데카르트를 꼽는다
마음과 신체는 각자 독립된 것이고, 정신과 육체가 만나는 지점이 뇌라고 생각했다
해부학자이기도 한 데카르트는 뇌 중앙에 있는 솔방울샘(pineal gland)이 바로 정신과 신체가 교차하는 곳이라고 했다
사실 솔방울샘은 멜라토닌을 합성하는 기관이며, 사람의 수면에 관계하는 호르몬을 생산한다
솔방울샘은 인간의 마음이 거주하는 곳은 아니다
데카르트는 정신은 솔방울샘에 머물며, 정신이 육체에 영향을 미칠수 있고, 신과 정신이 교류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서로 분리된 마음과 몸이 어떻게 하나의 인간이라는 존재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까?
몸과 마음의 교류는 혈액에서 찾았다.
혈액에 있는 동물영혼(esprits animaux)을 통해서 영혼(âme)에 영향을 미치면, 영혼은 다시 육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대단한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데카르트 이후 서양철학은 자유와 이성 등 인간의 관념에 매달려 왔고, 서양철학의 근본문제가 되었다
현대에 들어와서 마음의 문제는 과학의 영역이 되고 있다
마음이 어떻게 생성되며 작동하는지를 알아가고 있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 뇌 활동의 결과물이다
과거에는 의식이 과학의 과제가 될 수 없었다.
과학의 대상은 관찰과 실험을 통해 증명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의식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이었다.
의식은 분명히 내면에서 뚜렷하게 존재하고 있는게 사실인데, 나 이외의 누구도 알수 없어서 연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현재 과학은 마음의 생성구조를 밝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의식의 메카니즘과 운동법칙을 규명하기 위해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미국은 2013년 오바마대통령이 직접 나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BRAIN(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Initiative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립보건원(NIH) 이사 프란시스 콜린스 박사는 그 출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간의 뇌는 알려진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생물학적 구조입니다.
우리는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있어 단지 표면을 긁었을 뿐입니다.
불행하게도 장애와 질병이 발생할 때 대응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12년 여정의 시작일 뿐이며 우리는 그 여정을 시작하게 되어 기쁩니다.”
BRAIN 이니셔티브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처럼 뇌지도를 작성하고 뇌 기능에 대해 밝히려고 한다.
인간의 뇌 속 1000억개 세포에 대한 연구가 실시된다.
태아 시기부터 노령화 시기에 걸쳐 인간의 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관찰한다고 발표했다.
2027년까지 뇌세포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2013년부터 '미래기술 주력사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인간 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문부과학성 주도로 2014년부터 '브레인·마인즈'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2016년 부터 뇌의 구조를 밝히기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뇌과학이 자유로운 마음도 과학적으로 밝혀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자유로운 마음도 뇌과학의 발전에 따라 어떤 조건에서 발현되고, 어떤 상태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는지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구조가 밝혀지면 사람들이 내리는 선택과 결정과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자유의지에 대한 확신도 달라질 수 있다
현대 뇌과학자들은 자유의지에 대한 그다지 신뢰하지 못한다
선택한 삶보다는 결정된 삶에 더 방점을 찍는다
자유로운 삶의 선택이 사라지면 사람들은 어떻게 살 수 있다는 말인가
뇌과학자들은 사람의 뇌에서 거의 무의식적인 결정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감정과 기억들이 우리 행동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 사람들에게 자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비행기의 자동항법과 같은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최종적으로 행동하기에 앞서 그것을 멈출 수 있는 제동장치도 있다.
문제들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결정하는 능력은 생명체의 진화과정에서 획득되었다고 한다
과거 인류가 예측할 수 없는 자연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하는 유리한 조건이었고, 이런 능력이 후대 인간들에게 전수되었다고 본다
자유의지에 대해 조금 더 편안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자유의지는 사람의 선택과 결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이 과정에서 뇌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유의지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의 과거와 현재는 변함이 없고, 현재와 미래도 굳건하게 존재할 것이다
나도 충분히 잘 살 수 있고 행복해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끊임없이 선택을 하고 실패하면서 성공의 확률을 키워가는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또 선택하여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나의 인생스토리는 성공보다 실패가 많은 것이 당연하다
삶의 여정은 우연의 연속이고, 인생은 어떤 행운이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유인은 이성과 자유의지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