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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내 Aug 06. 2023

태도는 '이미지'를 만든다

여름을 더 '쿨'하게 만드는 광고들



뜨거운 햇볕 아래 파도와 파도가 얽히고

 그 사이를 비집고 새어 나오는 물결들을 보면,

바다의 청량함이 천천히 우리에게로 스며드는 듯하다.


하지만 바다와 얼음만이

시원함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가끔 무례할 수 있는 지적에 오히려 재치 있게 반응하는

 ‘쿨’함에 시원함을 느낄 때처럼 말이다.

주로 ‘쿨’한 사람들은 꾸물거리거나 거슬리는 것 없이

자신의 오점이나 평가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편이다.


사람에게서 나는 쿨한 내음이

강력한 매력 포인트가 되듯이

시원한 쿨 내음을 담은 브랜드도 우리를 끌어당긴다.

여기 놀림, 조롱, 루머의 대상이 되어

오점이 남을 뻔했던 제품에 대한

 '쿨'함을 보이며 2차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






녹지 않는 비누,
삼성의 외장 SSD ‘T7 Shield’

 <Not soap, but water resistant>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0ALjHDnMps&t=0s


정갈하게 ‘SOAP’라고 새겨진 물건을

부드럽게 클로즈업하며

시작되는 이 광고는 단순한 ‘비누’광고가 아니다.

영상의 시작부터 ‘무슨 비누 광고가 이렇게 고급스러워?’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Samsung soap?’라는 문구가 나타난다.


이 광고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자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긴 아주 핵심적인 질문이다.


사실 이 광고는 삼성 ‘T7 Shield’의 ‘두’번째 광고이다.

첫 번째 광고에서 외장 하드의

뛰어난 품질/상품성을 뽐냈지만,

광고의 의도와 다르게 외관이

인도의 비누 브랜드 ‘Rin’과 매우 흡사하다는 평가에

삼성의 경쟁력은 묻혀버렸다.


되려 외관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물에 닿으면 녹아버리는 비누의 속성이

상품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게 되었다.

이러한 디자인에 대한 놀림에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고,

조롱만 남을 것 같았던 결과가

이 두 번째 광고로 인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우아한 외관의 모습을 시작으로

 ‘비누 같아 보여’, ‘왜 비누처럼 생겼지?’ 등

여러 반응을

직접 언급하며 광고의 제목이기도 한

 “Not soap, but water resistant”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삼성은 비누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방수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비난을 새로운 마케팅 요소로 활용했다.


디자인 혹평을 유쾌하게 받아들인 ‘쿨’한 모습에

소비자들은 “비누나 냉장고와 닮았다고 인정해도

제품의 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느껴진다.”

등 삼성을 ‘쿨’한 브랜드로 인식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게임기,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냉장고

<Xbox Series X Fridge>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W78jqH6skjI&t=0s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시간으로 빛과 소리의 속성을 더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하도록 도우면서

표준 메모리와 GPU를 최적화한

콘솔 게임기 Xbox 시리즈 X를 공개했다.

풀 스펙트럼의 비주얼과 몰입형 오디오로

게임 플레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주는

Xbox 시리즈 X의 등장은 게임 덕후들을 설레게 했다.


특히나 빅뱅과 우주의 탄생 스토리를 연장선으로

 Xbox 시리즈 X의 탄생을 연상하도록 만들어진 광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모험과 도전을

그대로 보여주었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적화된 기술이 탑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Xbox 시리즈 X를 더 주목받게 한 요소는

다름 아닌 ‘디자인’이었다.

Xbox 시리즈 X의 디자인이 공개되며

게임기의 외관이 냉장고 같다는 놀림을 받았다.

심지어는 안경을 벗고 Xbox 시리즈 X를 보면

냉장고로 보이는 패러디까지 생성되며

상품의 성능이 디자인에 묻혀가고 있었다.

이러한 패러디와 놀림을 잘 파악하고 있던

마케팅 총책임자가

브랜드 파워 콘테스트에서 1위를 한다면

냉장고를 실제로 출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그 결과 이 광고가 제작되었다.


오점으로 남을 수 있었던 디자인의 조롱을

2차 마케팅에서 성공적으로 활용해

진정한 ‘쿨’한 마케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냉장고 출시에 이어 미니 냉장고까지 출시하며

사전 판매 당시 무려 30초 만에 품절될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버거를 위한 맛있는 거짓말,
KFC의 <Anything For the Taste>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27Y8B5tbw


브랜드에 있어 가장 강력한 타격을 주는 요소는 무엇일까?

에디터는 단연코 ‘루머’라고 생각한다.

거짓과 루머 그리고 입소문은 가장 가벼운 말들이지만

 무엇보다 거대한 결과물을 낳는다.

 하지만 여기, 루머가 되레

브랜드의 이미지를 세워준 사례가 있다.


2019년 남아프리카에서 한 남성이

KFC 품질 조사원으로 사칭해

일 년간 무전취식했다는 루머가 SNS에서 퍼졌다.

네티즌들은 매장 직원이

품질 조사원을 알아보지 못했다며 비난과 조롱을 쏟았고,

KFC는 한동안 그 루머에서 벗어나기 힘든 듯 보였다.

하지만 이 루머는 거짓으로 판명되면서

한순간에 상황을 역이용한 광고를 내세웠다.


루머의 내용과 똑같이 한 남성이 여러 KFC를 방문해

만족스러운 무전취식을 하며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연출했다.

진짜 품질 조사원의 등장으로

급하게 차를 타고 도망가면서도 KFC를 챙기며

미소 짓는 가짜 품질 조사원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어떤 이는 KFC를 맛보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합니다.’라는 문구로 광고의 막을 내린다.

또한 마지막 장면에

 ‘KFC는 이런 일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음을

확인했지만, 좋은 이야기 아닌가요?’

라는 멘트를 남기며

루머에 ‘쿨’한 태도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사칭까지 해서라도 찾는 KFC’를 내세우며

 루머에 부딪힌 브랜드를

유머스럽게 풀어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고,

루머와 재치를 모두 잡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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