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다

학교 교육에서 교사와 스승의 역할

by 교육학Diary

얼마 전 졸업한 제자와 커피를 마시며 뜻밖의 말을 들었다.

"창피하지만 선생님을 제 은사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순간 내 마음에서는 벅참과 함께 창피함이 몰려왔다. 내 자리에서 열심히 교직에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과연 내가 '은사(恩師)'라 불릴 자격이 있을까?


인터넷을 찾아보니 1987년에 '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는 시대'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선배 교사들은 교육의 본질과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즉, 교육은 100년의 큰 계획을 세워야 하는 아주 중요하고, 정밀하고, 정직해야만 하는 일이다. 그 무게 앞에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부생 시절, 교육 사회학을 가르쳐주던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어떠한 사람을 아무 대가 없이 잘 되길 기도하는 사람은 스승뿐이다"

나에게 크게 와닿는 말은 아니었지만, 교단에 선 지금 조금이나마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한 것 같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스승'은 단순히 임용 시험에 합격한 직업으로서의 교사를 넘어, 제자의 인생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존재였다.



위의 그림은 생성형 인공지능에게 '스승'과 '교사'의 이미지를 그려달라고 한 결과이다. 우리들의 생각과 유사하게 스승은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경험과 지혜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모습으로, 교사는 분필을 들고 교실 앞에 선 직업으로서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나 또한 우리 아이들의 눈에는 '직업으로서의 교사'로 보이지 않을까?


최근 5년 연속으로 고3 담임을 맡았지만, 나는 학생들을 사회에 내보내기 직전의 문지기라 생각하며 사회화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나를 오로지 입시 전문가로만 바라본다.

"올해 인서울 몇 명 보냈어?"

"입시 전략은 잘 짜고 있어?"

"올해 입시 트렌드의 변화는 어때?"

고3 담임이라면 당연히 답할 수 있어야 하는 질문이고, 나 역시 대비하고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을 받은 나는 결코 '스승'은 아니라고 장담한다. 우리 아이들의 인생은 스스로 설계해 나가는 것이지, 진학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 친하게 지내던 선배 교사와 대화를 하던 중 내가 입시보다는 사회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훌륭한 교사네. 하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힘든 결정이고, 효율적이지 않아서 힘들겠는데?"

나를 걱정해서 해 주신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제부터 교육이 현실적이었고, 효율적이었는가?


교육은 미래를 만들어야 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없는 매우 비효율적인 행동이다. 또한, 교육은 지식을 넘어 사람을 세우는 일이다. 교사의 한마디 말, 한 가지 행동이 제자의 인생을 바꾸는 울림으로 남아야 제대로 된 교육이 아닐까? 이를 위해 학교 전체의 협력과 존중, 성장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필요하다."

이 아프리카의 속담은 교육이 한 사람의 노력으로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교사 한 명의 헌신만으로는 아이의 성장을 끝까지 지켜낼 수 없다. 학교라는 작은 공동체, 학부모와 지역사회, 더 나아가 사회 전체가 함께 협력할 때 비로소 교육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교육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 교사를 단순한 입시 가이드로 바라보지 않고, 학교를 입시 전문 학원으로 바라보지 않아야만, 학생들의 인격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오래된 말처럼, 지금 교사의 한 걸음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우리 교육의 힘이 될 것이다.


나는 아직 은사라는 말이 어울리는 교사인지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 지자가 진심으로 나를 스승이라 불러줄 수 있도록, 오늘도 교실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것이 내가 교사로서 지키고 싶은 마음이고 모든 교육 공동체와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문화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