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계획성 있게 몸을 단련해야 한다. 그것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걸을 때가 있다. 어제 내가 또 그랬다. 일부러 우리 집에서 아주 멀리 있는 가게와호계동 우체국을 다녀왔다. 우체국 마감 시간이 되기 전에 도착해야 했으므로 평소보다 빠르게 걸었다.
수레국화, 밥티시아, 핫립세이지, 붓꽃, 이팝꽃 등이 피어 있는 작은 정원을 지나오는데봄꽃 가꾸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몇몇 아주머니가 보였다. 언덕배기를 오르내리며 잡초를 뽑는 분들을 보면서 감탄을 쏟아냈다. 올해도 북구청에서 우리 마을에도관심이 있고, 우리 마을 사람들이 쾌활하고 명랑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아름답게 조성해주고 있다는 흔적에 마음이 행복해졌다.
이 아름다운 풍경의 깊이에 건강만 하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체력만 갖고 있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인가.
그래도 나는 지금의 나이까지 대체적으로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때론 지치고 힘든 고비도 많았었지만 이만하면 잘 살았다고 가끔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줄 때도있다. 열심히 살았던 것만큼 경제적으로는 크게 만족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우리 아이들이 크게 아프지 않고 잘 살고 있어서 고맙다. 그리고 처음처럼 변함없이 나를 아껴주는 남편을 사랑한다. 다가오고 있는 미래를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틈틈 자기의시간을 쪼개서 자격증을취득하는모습을 보면흐뭇하다. 나도 함께 박수를 치고 흥분한다,마치내일처럼.
이렇듯 오월의 냇가 강 바다나무들과 꽃들도 저만치서 걸어오고 있는 누군가의 시간을 소중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사계절 지치지 않게 희망의 불씨몇 점을 심장에 꽂아주고 또다시 제 갈길을 걸어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