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를 위한 부동산 생존 경매 (11)
매매 예정 부동산의 자금 구조
매매금 10억 원(자산) = 부채 6억 원 + 자본 4억 원
은행 대출 가능 금액 5억 원(1억 원 부족)
내가 만난 부자들은 부동산에 관해서는 정말로 매의 눈을 지녔다. 오랜 기간 부동산 공부와 투자를 병행하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물건 분석을 하고 확실시되는 수익 구조로 되어 있는 물건을 가지고 온다. 그런데 그러한 부자들의 공통적으로 대출 금액이 항상 조금씩 부족해서 은행에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확실한 부동산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매매가는 10억 원인데 내 돈이 4억 원이 있다. 6억 원을 대출할 수 있다면 매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은행에서는 대출이 5억 원까지만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대출금이 1억 부족한 상황이다. 이렇게 흘러가면 심사난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부자는 확고하고 완고하다.
향후 분석한 가격 상승의 가치는 결론은 수년 내 13억으로 상승이 확실시되며 3억 원의 차익이 생긴다는 분석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높은 대출금을 맞춰주는 은행을 찾을 것이다. 만약 A 은행에서 심사했을 때도 분석이 비슷하다면, 위험성을 감수하고 대출액을 맞춰주려고 할 것이다. 결국 ‘대출 금액’이 문제의 실마리다. 이쯤 되면 여러분에게 묻겠다. ‘수익이 확실히 보이는데 대출 금리를 따지겠는가?’
가장 중요한 점은 대출금 1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할 은행만 찾으면 수익도 확실하다는 것이다. 안전성이 떨어지면 심사 난이도가 높아진다. 그리고 심사 난이도가 높아지면 금리도 따라서 높아진다. 하지만 이쯤 되면 금리는 2순위로 밀린다. 수십 퍼센트의 수익이 왔다 갔다 하는데 고작 1퍼센트도 안 되는 금리 차이 때문에 부족한 대출을 못 받아 포기할 것인가? 이것이 부자들의 시각이다. 부자들은 대출 금리가 0.5퍼센트~1퍼센트, 심지어 2퍼센트 이상 오른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판단한 결심을 믿고 신뢰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든 간에 대출금을 맞추어주는 은행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 은행원과의 관계성을 활용하라
똑같은 담보물도 은행별 대출 가능 금액이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가. A라는 사람이 B라는 담보물을 은행에 대출 의뢰했을 때 모든 은행이 동일한 금액을 대출해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은행은 8억, 어떤 은행은 9억, 또 다른 은행은 10억이라는 답변을 한다.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않은가? 가정을 해보자 신용도는 외부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정보를 받아서 평가하기 때문에 어느 은행을 선택하든지 고정이라고 생각하면 왜 대출 금액이 다를까? 그것은 바로 ‘감정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감정 가격은 시세가 아니다. 금융 기관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가격인데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아 경매까지 생각하고 대출금을 손실 없이 회수할 수 있도록 ‘시세보다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금융 기관 가격 산정’을 한다. 이런 감정을 담보 감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매매시세보다는 대부분 적게 나오는 경우가 정상이다. 감정 가격을 낮추어야 대출 금액이 낮게 실행되고, 그래야 경매에 넘어간다 하더라도 안전하게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각자가 만든 기준에 따라서 심사하기 때문에 담보 감정 금액 제각기 다르다. 일반적으로 주거용 부동산 한 채만 투자하는 사람은 아파트 같은 정형화된 부동산을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금액도, 금리도 은행별로 차이가 거의 없지만 부동산의 가치 산정이 명확하지 않은 물건들을 은행별로 대출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부자들이 감정 평가 금액을 높여 대출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아니, 사람을 차별하는 것인가. 일반인은 감정가를 높일 수가 없고 부자들은 감정가를 높일 수가 있다고?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실무상에서 사실 그렇다. 이것이 진짜 은행원과 부자들의 공생 관계의 시작이자 비밀이다. 물론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규정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앞서 “은행은 당신의 스펙을 살펴보지 않고 재무 정보를 심사한다”고 한 말을 기억할 것이다. 표면상으로 드러난 회계상의 재무제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대출 채무자가 재산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현재 신청한 대출 담보 부동산은 어떤 생각으로 향후 관리할 것인지 조목조목 심사한다. 은행은 대출금을 떼이지 않으려고 현미경처럼 모든 것을 알려 하고 대출 신청인은 자신의 투자 물건의 선택이 옳다는 것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총망라해 각종 서류와 사업 계획서 등의 자료를 통해서 증명한다.
여기서 잠깐, ‘만약 은행원과 대출 신청인이 구면이라면 어떨 것 같은가.’ 설마 얼굴을 안다고 대출 금액이 올라갈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일반인들은 어쩌다 한 건 대출 실행을 통해 은행원과의 관계가 형성되므로 은행 담당자를 깊이 알 이유도 없고 은행의 담당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부자들은 다르다. 계속된 투자 활동에 있어서 대출은 필수인데 매번 같은 사람한테 심사를 요청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 다음 상황을 통해 은행원과의 친분이 대출 금액에 어떻게 미치는지 살펴보자.
먼저 초면의 고객이 와서 금액이 비교적 큰 대출을 신청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다음과 같이 대화가 이루어진다.
A 부자 : 대출 문의를 좀 하러 왔는데요.
은행원 : 아, 그러세요. 앉아보세요. 어떤 대출을 문의하시려고요?
A 부자 : 담보 대출이고요. 필요 금액이 10억 원 정도 됩니다.
은행원 : 그러시군요. 그러면 매매 계약서 있으세요? 우선 탁상감정을 통해서 감정 금액을 좀 살펴봐야 하고요. 매매 계약서를 보니 10억 원은 좀 힘들 것 같기는 한데 일단 연락드리겠습니다. 대략 하루이틀 소요됩니다. 다른 곳은 얼마 나온다고 하나요?
뭐 대략 일반적으로 이렇게 흘러간다. 하지만 기존 거래가 많은 고객이 대출을 신청하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B 부자 : (전화로 문의한다.) 어이구, 김 과장 잘 지냈나? 지난번에는 어려운 물건인데도 김 과장이 많이 신경써줘서 덕분에 대출도 잘 받고, 소유권 이전도 마칠 수 있었네.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
은행원 : 아이고, 박 사장님 오랜만이시네요. 저희는 항상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저희 은행을 이용해 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잘 해결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사장님은 요즘 어떠세요?
B 부자 : 나도 뭐 매번 똑같지 뭐.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다른 게 아니라, 김 과장. 내가 이번에 부동산을 하나 매입하려고 하는데 감정이 얼마 나오는지 좀 봐줄 수 있나? 필요 금액은 10억 원인데 내가 요즘 좀 힘들어서 그러는데 지난번처럼 대출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좀 도와줄 수 있을까?
은행원: 그럼 주소를 알려주시고요, 매매 계약서를 팩스로 보내주세요. (팩스를 받고 살펴본 뒤) 음…. 이 정도면 쉬운 건 아니지만 사장님이라면 저희가 최대한 도와드려보겠습니다. 한 번 검토할 시간 좀 주세요. 살펴보고 전화를 드릴게요.
대화의 뉘앙스부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가. 똑같은 담보물로 똑같은 대출을 신청하는데 이렇게 차이가 난다. 대다수의 은행원의 경우, 초면의 고객은 어려운 대출 금액을 신청하면 일단 난색을 보이지만 기존 고객은 어떻게든 맞추어보려고 노력한다. 왜 이렇게 다를까? 그것은 이미 심사 과정에서 사람을 겪어보았기 때문이다. 심사 방법의 세밀한 부분을 분량이 많아 전부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금액이 올라갈수록 정말 세밀한 것까지 살펴서 심사한다. 심사 과정에서 은행은 위험을 회피할 만한 모든 요소를 찾아내려 할 것이고 그러한 치밀한 줄다리기 과정을 통해서 서로 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심사는 담보 위주의 심사와 상환 능력 위주의 심사, 그리고 자금 용도의 심사 등이 있는데 이러한 심사에는 대출금이 부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도의 기법이 필요하다. 은행이 어떤 곳인가! 대출 이자가 조금만 밀려도 절대 봐주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그런 집단이 기존 거래 고객에게 친절과 편리를 베푼다는 것은 그만큼 그 고객의 모든 것, 그리고 담보물에 대해서 심사를 마쳤고, 안정성을 확인했다는 증거다. 그렇다면 동일한 심사를 한 번 더 진행한다면 어떨까? 당연히 지난번 심사보다 수월해진다. 이미 파악할 것 다 파악했으니 심사 부담이 훨씬 덜하다. 접수되었으니 내부 돌아가는 상황을 예상해보자.
은행원 : 지점장님, 지난번 박 사장님 아시죠? 그분이 이번에도 부동산을 매입하셔서 대출 신청하셨습니다.
지점장 : 아, 박 사장님. 얼마나 신청하셨어? 벌써 돈이 생기신 거야? 해튼 그분은 정말 대단한 분이야.
은행원 : 0000 주소에 있는 000 물건이고요. 탁상금액 14억~15억 원 나왔는데 대출 10억 원 신청하셨습니다. 신청 금액이 좀 높긴 합니다만 지난번 심사해서 파악했듯이 안정적인 분이고 확실한 분이라 진행해도 될 것 같은데 지점장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지점장 : 박 사장님이라면, 문제될 일 거의 없으니 대출 금액을 높게 해드려도 될 거 같아. 김 과장도 알잖아? 안정성도, 그동안 부동산 투자한 것도 다 확인했으니 그렇게 처리하자고. 규정 검토하고 서류 안내해서 진행하도록 해.
예시된 대화에 들어가지 않은 많은 요소가 있지만, 그 요소를 하나하나 다 설명할 수는 없고, 부자들은 일반 고객들과 다르게 금액을 맞추어서 투자할 수 있고 점점 더 부자가 되어가는 부분이 진실이라는 부분을 알아두면 된다. 이제 부자들이 왜 이렇게 은행원과의 인맥을 중요시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