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날 알아보네. 미안함과 보고 싶었던 맘이 교차하며 이산가족이 얼싸안듯 어르고 만지고... 눈물이 쏟아질 듯 먹먹한 적이 있다. 여행 중에도 문득문득 생각나고 보고 싶더니, 체리는 그냥 키우는 동물이 아니라 우리 집의 구성원. 감정을 나누는 사이. 어느새 진짜 가족으로 그렇게 정이 함빡 든 게 사실이다.
공 가지고 노는 모습, 밥 달라고 냐옹거리는 모습
나름의 표현과 언어가 있는 생. 명. 체. 이자 가족...
고양이 똥치우기 싫다며 끝까지 곁을 안 주던 신랑도
아침에 동그란 얼굴로
캣타워에서 빤히 응시하는
체리의 초록빛 눈동자에
그냥 무장해제된단다.
자기도 똑같이 깜박깜박 눈인사를 같이해주고
이제 그는 체리의 아침밥 전담이 되었다.
우리 집 딸내미는 말해 뭐 하랴
자기 동생이라고 일기장에
체리이름을 열심히 쓰고
놀다가 안 씻은 손으로
어찌나 격하게 끌어안는지
고양이동생은 언니만 보면
침대 밑으로 직행이다.
이렇게 8개월째 고양이이빨도 닦이고 털도 빗어주고 가끔 똥구멍도 닦아주고 역으로 그루밍도 당하는(최애사랑표현) 나는 행복한 고양이 집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