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차근차근
우리 린이는 알파벳부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대문자와 소문자를 헷갈려해서, 조금 천천히 진행하시는 게 좋겠다 말씀드렸지요. 그랬던 린이가 파닉스를 마무리하고 레벨 2에 올라갑니다. 축하해 주세요~
우리 린이는 진짜 마음이 스윗한 아이예요. 한번 만나보지 못한 선생님을 언젠가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꼭 만나러 가 보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옆에 있음 꼭 안아주고 싶더라고요.
처음 알파벳을 할 때, 나이가 아주 어리든, 아니든, 낯선 모양을 기억하고 소리 낸다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리고 대문자 26개 소문자 26개를 기억하고, 그것을 또 연결시킨다는 것은 어른이 생각하기엔 "알파벳도 모르나?!" 라 생각할 수 있지만, 금세 되는 게 아니거든요. 우리 린이도 처음 시작할 때, 약간 어려워하기도 하고, 시간이 걸리기도 했지만, 천천히 진행되는 그 과정을 우리 어머님이 잘 기다려 줄 수 있게,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고, 우리 아이의 속도에 맞춰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이 제가 가장 신경 썼던 면이었어요.
알파벳을 끝내고, 파닉스를 어느 정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한글책을 읽는 것 그리고 한글 공부를 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렸지요. 영어 선생님이 영어 수업을 하면서 한글 공부를 하라고 말씀드리는 건 사실 말이 안 되지요. 하지만 저는 영어 선생님 이전에 부모이고, 또 초등교사이기 때문에 아이가 다른 부분이 떨어지면서 영어를 잘하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우리 아이가 미국에 산다면 다른 이야기 겠지만, 아이가 한국에 살고, 한국 학교를 들어가야 한다면 당연히 한국말도 잘하고, 잘 읽고, 쓰고 어느 정도 준비를 하고 학교를 들어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린이는 영어도 조금씩, 한글도 조금씩 자기 패턴에 맞추어 공부를 했어요. 물론 영어를 집중적으로 했으면 조금 더 빠르게 파닉스를 끝낼 수 있었겠지만, 저는 어머님께 조금 천천히 하더라도 한글을 꼼꼼하게 공부하시기를 추천드렸지요.
지금은 파닉스 음가는 물론, 책도 아주 조금 읽기 시작하고, 영어로 중얼거리기 시작했어요. 그 쪼그만 손가락으로 letters를 하나씩 짚어가면 읽는 모습은 매일 보아도 기특하고 귀엽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