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이야기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

by 간호사

한 연구에 의하면 세대별로 일에서 느끼는 의미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X세대(1965~1976년생)는 전반적으로 일터에서 많은 의미를 느끼는 반면, M세대(1977~1995년생)는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한 Z세대 (1996년 이후 출생)보다 일터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는 인정 욕구가 가장 강한 세대로 조사됐다.“(한국경제 2025.09).


나는 나이에 의한 구분으로는 M세대이지만, 의미 없는 상태를 가장 비효율적인 낭비라고 여기는 성향 탓에 스스로를 단순히 ‘의미를 찾지 못하는 M세대‘라고 분류하고 싶지는 않다. 이 기사에 맞추어 나를 말하자면, X세대처럼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알고, 느끼며, Z세대처럼 남에게 인정도 받고 싶어 하는 그 중간에 있는 M세대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신규 간호사 시절, 높은 중증도와 쏟아지는 업무량 속에서 시간에 쫓기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지금 내 모습이 대학 시절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바쁘게 주문을 쳐내던 때와 무엇이 다를까?‘


생명을 다루는 현장에서 하루하루 일을 ‘해치우기’급급한 내 모습은 영락없는 하루살이였다. 그 순간 나 자신이 참 멋없게 느껴졌고, 그 낯선 당혹감은 결국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 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고민은 단순한 회의감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이 일을 계속하기 위해 내가 일하고 있는 의미를 찾는 것이 꼭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동료들에게도 왜 “신생아중환자실”을 선택했는지 묻고 다녔고, 한 펠로우 선생님의 답에 고민을 멈출 수 있었다.

“선생님 봐요, 여기 300g 환아도 우리가 살렸고, 저 환아도 우리가 살렸어요. ‘우리가‘요. 한 아이의 삶을 지켜내는 일인데, 그보다 더 의미 있고, 보람찬 일이 있을까요? 저는 그래서 신생아과가 좋아요. “

그 말에 주위를 둘러보며 깨달았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나의 일이,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큰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것이라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이런 깨달음 속에서 하루를 채우다 보니 어느새 10년 차 간호사가 되었다.

여전히 부족한 나의 손길이지만, 이 작은 아이들과 보내는 하루가 그들의 삶과 미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 아이들이 ‘잘‘ 자라나는데 내가 보탬이 되기를.

그것이 내가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이며, 내가 이 자리에서 찾은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