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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첫 유럽여행 : 느낀 여유와 인생 교훈

by 티케

새로운 도전(?)을 하다.


내 나이 43살 태어나서 처음으로 유럽이라는 곳을 다녀왔다. 정확히는 포르투갈 9박 10일 스페인 34박 35일을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이 여행을 가기 위해 난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와이프는 육아휴직을 냈다.


어떤 사람들은 내 도전을 응원해 줬지만 어떤 사람들은 우려의 눈빛을 보냈다. 그렇게 7월 14일 ~ 8월 30일까지의 40살 중반의 첫 유럽여행 도전기가 시작됐다.


생전 처음 도착한 유럽은 참 재미있는 동네였다. 한국과는 다르게 사람들에게 여유가 느껴졌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식당이나 마트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에서도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다. 한국인으로서는 느낄 수 없는 말로 표현하기가 애매한 그런 여유가 느껴졌다.


리스본 공항에 도착해서 미리 온라인으로 결제한 리스보아카드를 현물카드로 교환하고 택시를 타기 위해 탑승장으로 가는데 처음 가본 공항이 신기해서인지 한참을 서서 촌사람처럼 둘러본 기억이 난다.


리스본 공항에서 시내 숙소로 가는 택시 안에서 리스본 도로를 바라보며 느낀 건 설렘이었다.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처음 보는 브랜드의 차들도 있었고 익숙한 브랜드의 차들도 있었다.


리스본 시내에 접어들어 건물들을 봤을 때 우리와는 너무 다른 건축물들을 보고 우리 가족은 모두 '와'하고 신기해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와 와이프, 9살 딸아이 모두 유럽은 처음이라 ^^

택시 요금이 싼 편은 아니었지만(30분정도 30유로 초반) 택시기사분이 친철했다. 마지막에 좋은 여행하라는 멘트도 남겨줬고


우리 가족의 유럽여행 첫 목적지 포르투갈 리스본은 대표적인 관광지로 7월의 여름이었지만 한국인들도 엄청 많아서 길을 가다 한국말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첫 유럽여행의 식당을 잘못 가서 눈퉁이를 맞았지만 뭐 나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다.

(유럽의 식당을 갈 때 호객행위를 하는 식당은 피하자. 장사 잘되는데 호객행위까지 하는 식당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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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뭐든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


유럽여행을 하면서 왜 경험을 해봐야 좋은지 다시금 새롭게 깨닫게 됐다. 우리 가족은 캐리어에 너무 불필요한 물품들을 싸 왔다는 걸 도착해서야 알게 됐다.


옷과 신발은 절대 유럽에서 못 살 거라고 생각해서 28인치 캐리어 2개에 꽉꽉 채워왔는데 여기 옷과 신발의 가격이 한국과 별 차이가 없다. 심지어 싸다. 그리고 브랜드도 다양하다.


굳이 힘들게 바리바리 싸 올 필요가 없었다는 걸 도착해서야 알았다. 여행 전 유튜브 영상에서 '여행 갈 때 짐은 최소한으로 가져가라'라고 한 말이 생각났다. 다시 유럽 쪽 여행을 간다면 28인치 캐리어 1개 정도는 줄어들 거 같다.


유럽여행 준비물 리스트가 궁금하다면 클릭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여행하며 느낀 건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라는 거다. 스페인에서 현관출입 열쇠를 잘못 집어넣어 열쇠뭉치를 망가트린 일이 있다. 검색을 해봤는데 최소 100~200유로는 지불을 해야 된단다.


KakaoTalk_20240916_154310061_01.jpg 잘못 들어간 열쇠가 빠지지않아 애를 먹었다.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호스트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열쇠뭉치와 열쇠 9개 정도를 새로 제작했고(전체 건물 출입구 열쇠뭉치가 망가진 거였다) 이후 우리에겐 돈을 청구하지 않았다.


호스트가 어떤 생각으로 청구를 하지 않았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인터넷에서 나오는 그런 과도한 청구사례만 있지는 않다는 거에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운도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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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첫 유럽여행 뒤의 감정


유럽여행을 45일간 다녀온 뒤 여행 때는 못 느꼈던 감정을 느끼고 있다. 불안한 감정과 답답함이다.


여행 때는 한국에 돌아가 어떤 직업을 가질지 기존에 했던 일을 다시 할지 큰 걱정이 없었고 매일매일이 개운했다. 그날그날 뭘 먹을지 어디를 갈지만 고민하면 됐으니까


한국에 들어온 지 10일 정도가 지났다. 이제 슬슬 일도 알아보고 미뤄뒀던 일들도 처리를 하고 있는데 뭔가 계속 답답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든다.


불안한 마음이야 이제 뭘 먹고사나 이런 감정이라 대수롭지는 않은데 이 답답함은 뭐라고 표현하기가 힘들다.

한국에 돌아와서 지방에 일이 있어 5시간 정도를 운전을 하고 왔는데 유럽과는 너무나 다른 운전자들의 태도와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들 이런 게 복합적으로 답답함을 유발하고 있는 건 아닐까?


유럽에서 제일 좋았던 게 바로 유럽사람들의 여유와 미소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어딜 가나 사람들의 여유와 미소를 볼 수 있었다. 물론 한두 명은 안 그런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어딜 가나 웃으며 인사하거나 미소를 짓는 사람들을 보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무표정한 채로 길을 가고 상점이나 식당을 가더라도 웃으며 인사하는 사람이 드물다.


최근 스레드를 시작했는데 글을 보다 보니 기억에 남는 글이 있었다.


어떤 남자가 카페를 들어갔는데 대뜸 카페 사장님이 그러더란다.

카페 사장님 : 손님 외국에서 살다 오셨죠?

손님 : 어떻게 아셨어요?

카페 사장님 : 한국사람들은 카페 들어올 때 미소를 머금고 인사하는 사람 없거든요.


나 또한 그러니 뭐라 할 말은 없지만 유럽 쪽을 다녀와보니 그쪽 사람들의 여유와 미소가 나도 모르게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형식적인 인사와 미소 등에 답답함을 느끼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답답함이 언제 없어질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지속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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