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결혼식 이후
작은 아버지, 작은 어머니를 신혼집에 초대했다.
싱글일 때는 한 번도 내가 사는 집에 작은아버지, 어머니를 초대할 일이 없었다. 두 분은 거의 명절에 큰집인 부모님 집에서나 집안 행사 때나 뵈었다.
결혼식에 직계가족만 초대했었다.
많은 생각 끝에 지금 상황, 우리가 행복할 이벤트로 생각했었다.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함께 못하는 거에 아쉬워하는 지인이며 친척들에겐 내 욕심이구나 하는 약간의 죄책감이 느껴지긴 했다.
신혼집으로 이사를 마치고, 사촌언니를 집으로 초대하려고 연락했더니 마침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가 언니네 집에 오셨다 했다.
가깝다면 가까운 사이지만 자식들에게 부담 주기 싫어하시는 두 분은 조카에게는 더하셨다.
사촌언니랑 오붓한 시간을 우리 집에 오시라 하면서 뺐는가 하는 걱정이 나는 있었는데, 남편이 부담돼서 안 오신다는 말씀 하시면 서운하다고 꼭 전달해 달라고 했다.
여차저차 서로의 편의를 봐주는 줄다리기를 하다가 저녁에 오겠다고 초대에 응해주셨다.
뭘 준비해야 하나 마트도 들르고, 작은언니랑 통화해보니 작은어머니가 회를 좋아하신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이런 것도 몰랐다.
벨 소리에 방문객 확인을 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저녁에 반주를 하면서 중학생 조카가 혼신(?)의 힘을 다해 기록해 준 동영상을 같이 보면서 남편의 가족도 설명해주고 그날의 분위기도 설명드렸다.
식사 때 틀었던 동영상도 보면서 가족들 옛날 사진도 구경하고, 미리 몇 번을 봤다면서 사촌언니는 또 눈물을 훔쳤다.
’ 언니는 왜 또 울어?? ㅎㅎ‘
작은어머니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결혼식도 각양각색이라고 하니 초대 안 한거 이해한다, 동영상 보니 좋구나 하셨다.
작은아버지, 어머니도 그분들의 만남부터 결혼까지 에피소드도 들려주셨다. 처음 듣는 얘기였다. 그들에게도 젊었던 그 시절이 있었다는 걸 자식들은 잘 잊는다.
작은아버지가 ‘이렇게 사는 거 보니 좋구나’하셨다.
결혼식에 초대하는 도리를 못한 거 같은 마음이 안 들 줄 알았는데, 막상 편하지는 않았었나보다.
그래도 여전히 결혼식이라는 세리머니보다는 이러한 과정들이 더 중요하다 생각된다.
오늘의 모임도 작은 결혼식의 연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