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드리 Nov 12. 2023

잘 살았나 보다 임영웅 콘서트를 가게 되다니

위로받고 싶을 때 칭찬받고 싶을 때 울고 싶을 때 힘들 때 언제나 영웅님의 노래를 들으며 요동치는 마음이 잔잔해졌다. 올해 하고 싶은 일 임영웅 님 콘서트 가기가 1번이었다. 하지만  티켓팅하기에 느린 손이기에 일찍 포기했었다.


 동생이 깜짝 선물로 영웅님 티켓을 구해주었다. 너무 고마운 마음과 떨리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콘서트날만 기다렸다. 서울 간다는 설렘에 아침  일찍  동생차를 타고 도란도란 올림픽공원에 도착했다. 올림픽 체조경기장이 처음이라서 너무 서두르다 보니 오전에 도착했다. 우리가 처음이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미 영웅님의 팬들은 하늘색티를 입고 예상보다 많이 도착해 있었다.

동생과 함께 느린 점심도 먹고 올림픽 공원에 있는 미술관에 들려 여고생처럼 인스타 감정을 살려 사진을 여러 장 찍어보았다. 서로에 사진을 찍어주며 깔깔거리고 웃어보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다.

넓은 창문에 물감으로 그려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연이 주는 선명한 가을색들을 한참을 보며 커피를 마셨다. 조잘조잘 재잘재잘 함께 지내온 세월만큼  많은 이야기를 동생과 나눴다. 가을 하늘을 보며 함께 천천히 햇빛을 느끼며 걸어보았다.


영웅님의 팬들은 질서 정연했고 배려가 넘쳤다. 팬들은 모두 천천히 입장하고 자리를 못 찾는 사람을 서로 도와주며 모르는 사이지만 손수 준비한 간식을 다정한 인사와 함께 나눠주었다.


반짝반짝한 조명아래 영웅님이 등장하며 들려주는 파워풀한 음악과 가슴 저린 노래들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감동적이 이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가슴에 전에 없던 불덩이가 이글거리는 기분이었다.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동생이 나를 안아주며


"언니 사랑해"


라고 말해주었다. 어렸을 때는 매일매일을 싸웠던 동생이었다. 우리가 친해진 건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며 엄마가 된 후였다. 첫 아이를 같은 해에 낳았다. 아이들도 우리도 함께 성장했던 것 같다. 이제는 아이들이 수험생이 되면서 동생과 나에도 시간이 생겼다. 동생의 사랑한다는 말에 미안함도 느껴지고 고마움도 느껴지며 찡하게 눈물이 났다.  콘서트 보는 동안 울보가 된 것 같았다. 실컷 울고 실컷 소리 지르며 말랑한 마음이 되었다. 오늘을 평생 잊지는 못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걱정 말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