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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버린 아침이 글 쓰는 마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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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Nov 23. 2023
좀 더 서둘러 버스를 타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나왔다. 반짝이는 새 신발을 신고 대문을 나서면서 주인 없는 커다란 개와 눈이 마주쳤다. 개를 무서워하는 내게 커다란 개가 침을 흘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심장이 지진이 난 듯 갈라지며 쿵쾅거렸다.
천천히 뒤돌아보지 말고 걸어보자고 주문을 걸으며 걸었다.
반짝이는 새 신발이 내 마음을 알았을까 복숭아뼈를 계속 눌러 통증 때문에 뒤뚱뒤뚱 느리게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느리게 걸어도 무사히 버스를 탔지만 환승할 버스가 나를 두고 먼저 가버렸다.
오랜만에 버스에 앉아 유유히 노래를 들으며 한 번에 출근하고 싶었던 아침이 꼬여버렸다.
건널목을 건너 다시 지하철역으로 걸으며 반짝이는 새 신발에 쓰라린 복숭아뼈가 마음처럼 아팠다.
글을 쓰려고 서랍에 저장하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힘들다는 마음에 커다란 개를 만나 글을 쓰는 마음을 놓아버렸다.
바쁘다는 마음이 떠나버린 환승 버스처럼 글을 쓰는 마음을 놓아버렸다.
마음의 건널목에 다시 서서
글을 써야 할 열차에 다시 올라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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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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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름과 교사라는 이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순간 순간 느낀 마음을 글로 담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사랑과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아 기록으로 간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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