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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드리 Nov 01. 2023

걱정 말아요

기도하고 싶은 일이 가슴속에 생겼습니다.

일찍 일어나 집 근처 성당에 걸어갔습니다.

무릎을 꿇고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우리 집 수험생이 수시에서 떨어져 속상해합니다. 속상한 딸을 보는 엄마의 마음은 천배 아파옵니다. 한 곳만이라도 합격이라는 기쁨을 고생한 수험생에게 선물해 주세요.



책임감과 일이 많아지면서 난쟁이 마음이 생겼습니다.

일이 빠르지 못하다고 조급해하는 난쟁이, 사람들의 작은 말도 크게 듣게 되는 소심한 난쟁이, 따뜻하고 말랑한 군고마 같던 마음이 딱딱한 땅속 고구마 같은 난쟁이 마음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제발  난쟁이 마음과 이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마음속 걱정기도 드리고 출근하는 발걸음은 어제보다 차분해졌습니다.


종교는  없습니다. 절에서는 향 냄새가 좋아 기도하고 성당에서는 초를 밝혀 경건하게 기도할 수 있어 좋아합니다.

퇴근하며 다시  성당에 걸어갔습니다. 아침과 똑같은 기도를 하며 준비한 지폐를 놓고 선명한 빨간색 초에 불을 밝혔습니다. 반짝 반짝이는 초의 불빛이 아침의 기도를 들어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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