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넓은 사막 같던 어린이집, 뾰족뾰족한 선인장처럼 느껴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동글동글한 입사 동기를 만났다. 새내기였던 우리는 작은 목소리로 서로를 응원하며 천천히 자라났고, 성장하는 모습을 조용히 축하해 주었다.
그렇게 언제나 든든한 나무 같던 동기에게, 올해 들어 아픈 가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편찮으신 어머님 걱정에 마음이 야위어가는 동기를 보며,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이 아려왔다. 감히 그 깊은 슬픔의 가시를 아주 뽑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 끝을 뭉툭하게 다듬어 덜 아프게 해주고 싶었다.
동기를 위해 앞치마를 둘렀다. 아직 손이 많이 가는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동기를 위해, 아이들이 좋아할 메추리알 장조림을 만들기 시작했다.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간장 내음, 집안 가득 퍼지는 그 달큼하고 짭조름한 향기가 오히려 내 마음을 먼저 다독이는 듯했다. 간장과 설탕, 미림에 참치액 두 스푼. 특별할 것 없는 재료지만 깊은 맛이 우러났다. 남편 도시락 반찬으로, 우리 집 저녁 반찬으로, 그리고 동기에게 건넬 반찬으로 메추리알 장조림을 넉넉히 졸였다.
생각보다 까맣게 졸여져서 걱정했지만, 동기는 맛있게 먹는 아이들을 보며 반찬이 위로가 되었다고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어 주었다. 구구절절한 말보다 반찬 한 그릇으로도 마음은 전해지나 보다.
나는 매일 밤 자기 전 동기의 어머님을 위해 기도한다. 사랑하는 내 친구 곁에 조금 더 오래 머물러 주시기를. 부디 올해는 내 기도를 가장 먼저 들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