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품어보는 대학의 공기는 낯설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정겨웠다. 일주일이라는 교사 교육의 시간이 거대한 벽처럼 느껴져, 과연 내가 온전히 해낼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진짜 마음을 무겁게 했던 건, 교육보다도 그곳까지 가는 '길'이었다. 몇 번 갈아타야 하는 버스와 지하철 엉뚱한 곳에 내려 하루의 첫 발걸음을 망치진 않을까. 늦는 건 아닐까. 생각은 꼬리를 물고 걱정은 자꾸만 많아졌다.
드디어 교육 첫날, 마치 세상의 걱정이 전부 쏟아진 듯 유리창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에 밤은 조용히 무너졌다.
뒤척이다 못해 결국 예정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집을 나섰다. ‘괜한 짓일까?’ 싶었지만 그 순간에는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비에 젖은 도로 위, 차들은 달팽이처럼 느릿했지만 버스는 생각보다 덜 늦었고 지하철에 무사히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한 학교 앞, 굳게 닫힌 교문 앞에서 비에 젖은 마음을 어쩌지 못한 채 잠시 멍하니 서 있었을 때, 막 문을 연 스타벅스가 눈에 들어왔다.
갓 내린 커피 한 잔과 빵 굽는 고소한 냄새, 창밖 저수지에 퍼지는 잔잔한 물결. 그 모든 풍경이 내 안에 쌓였던 걱정을 하나 둘 녹여주었다. 걱정을 한가득 안고 출발한 하루가 따스한 위로와 뜻밖에 만나게 된 풍경을 선물해 준 순간이었다.
어쩌면 걱정이란, 오지 않은 내일의 일들을 미리 데려와 스스로를 괴롭히는 어리석은 습관일지도 모른다. 결국, 걱정을 하든 안 하든 하루는 의외로 괜찮게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