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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드리 Jun 01. 2023

아파트에 살지 않아도 놀이터에  가고 싶다

놀이터는 우리에게도 필요해

햇살이 따뜻한 아침 햇살반 친구들이 놀이하며 창문밖을 내려다보았다.


"선생님 우리 놀이터 가고 싶어요. 달리기도 하고 싶고 그네도 타고 싶어요"


"놀이터 가려면 조금 먼데 우리 가까운 학교에 가볼까요? 달리기도 하고 놀이터에서 놀 수 있으니까요

학교가 놀이터보다 가깝지만 걷다 힘들면 언제든 말해요?


"선생님이 놀이터 데려가 주면  우리 안 힘들어요. 히히히 "


"알았어요. 힘이 나는 비타민 챙겨서 우리 씩씩하게 걸어가서 실컷 놀다 와요.

너무 힘들면 우리 쉬었다 천천히 가면 되지요"


"와! 신난다"


아이들을 위해 챙길게 많았다. 물티슈와 휴지 비상약품, 힘이 나는 비타민, 혹시 쉬 실수를 할 때 필요한 여벌옷 등 가방 한가득 짐을 챙겨 아이들과 걸어가기 시작했다. 빨간 벽돌집을 지날 때 콧노래도 부르고 친구의 신발이 벗겨질 때면 조금 기다려주기도 했다. 약국 앞에 장미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우리 사진 찍고 갈까요?  선생님이 찍어줄게요"

 이렇게 멋진 천사들이 있을까? 모두들 너무 예쁘다.         이제 다시 출발!"


"슈퍼 아줌마다. 안녕하세요. 센베노. 니하오. 씬짜오"


슈퍼를 지나자 아줌마에게 아이들은 "안녕하세요"하고 자기 나라말로 인사를 해주었다.

12명인 햇살반 친구는 한국인 친구도 있지만 다문화 친구들도 있었다. 선생님 다음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슈퍼 아줌마다. 슈퍼에 갈 때면 늘 친절히 웃어주시며 햇살반 친구들을 참 예뻐해 주셨다.

학교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넓은 운동장을 보며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 어린이 놀이터 있어요. 우리 가봐요"


"그래 가보자. 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지 물어볼게요 기다려봐요"


어린이 놀이터는 외부인이 들어가지 못하게 문이 잠가있었다.


'동네 아이들 모두 놀 수 있게 열어두었으면 좋으련만.... 우리 아이들이 놀면 좋아할 텐데 '


"친구들 오늘은 놀이터에 고장 난 놀이기구가 있어서 고쳐야 된데요. 그래서 놀 수가 없을 거 같아요

우리 달리기 하고 형아들이 노는 놀이터는 놀아도 되니까 조심해서 놀아보기로 해요"


"어린이 놀이터가 더 재미있는데 치사해. 선생님 따라서 달리기 하러 가야겠다."


거짓말에 햇살반 친구들은 실망스러워하며 함께 달리기를 하러 갔다. 투벅투벅 걸어가는 모습에 미안함이 배가 되었다. 실망하는 아이들을 위해 더 열심히 달리기도 하고 모래놀이터에서 모래로 성도 만들어주었다.

힘들 때는 그늘진 벤치에 앉아 이야기꽃도 피어보았다

"선생님 우리 동네는 왜 놀이터가 멀리 있어요. 아파트에는 놀이터가 한 개가 아니라 두 개나 있어요"


"어떻게 알았어요. 선생님은 아파트에 살지 않아서 몰랐네요"


"저번에 엄마랑 친척 형아네 갔는데 아파트에 엘리베이터 타는 것도 재밌고 놀이터도 가봤어요.

  나도 아파트 살고 싶은데 엄마가 돈이 없어서 안 된대요"


"엄마말에 속상했구나. 선생님도 아파트에 안 살아요. 놀이터도 없지만 쿵쿵 뛰어놀을 수 있는 주택이 참 좋던데. 우리 민호가 아파트 살고 싶었구나. 선생님이 돈 많이 벌어서 민호 아파트 살게 해 줄게요"


"저도 아파트 사주세요. 우리 집은 아침에도 깜깜해요. 지하라서 무서워요"


"호진이는 지하에 살아서 무서웠구나. 선생님도 어렸을 때 지하방에서 엄마랑 아빠랑 동생들이 살았었어요.

다 같이 자서 재밌었는데. 화장실이 밖에 있어서 밤에 무서웠어. 귀신이 나올 거 같아서

선생님 정말 부자 되야겠다. 우리 호진이도 멋진 아파트 사주려면  힘을 내볼게요"


"선생님 우리랑 똑같네. 지하에 살아도 선생님 될 수 있구나. 나도 꼭 선생님처럼 될 거예요

내가 커서 선생님 아파트 사줄게요. "


"정말 호진아! 너무 고마워. 꼭 어른되서 선생님 찾아줘. 너무 신나는데 "


선생님 말을 듣고 햇살반 친구들 12명이 아파트를 서로 사주겠다고 말해주었다.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햇살반 친구들이  12채나 되는 아파트로 여왕을 만들어준다니 너희들의 말에 앞으로 걱정 없이 살아도 될 것 같은 힘을 얻었다


"이번에는 선생님도 같이 뛰어요. 선생님이 면 우리 아까 슈퍼에서 사과주스 사 줄게요"


"정말요? 우리가 꼭 이길 거예요"


아이들은 힘껏 달렸다. 선생님을 이겨서 너무 좋았는지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돌아가는 길 시원한 사과주스로 힘을 내어

청량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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