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미술교실
저는 성인 발달장애인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잘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자 2가 배탈이 나서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고 제자 1과 특수 교육 담당 선생님과 미술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제자 1은 두 번째 주제인 심장을 그림으로 그리고 있는데요. 제자 1이 수채화 물감과 아크릴 물감의 차이를 알기 위해 두 개의 심장을 a4 용지 사이즈로 그림을 그릴 계획입니다. 제자 1이 직접 선택한 주제가 미술 선생님인 저의 마음에 쏙 마음에 들기도 하고 저는 마음과 심장이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흥미롭게 제자 1이 그림 그리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일반 종이에 연필 스케치를 하고 수채화로 채색을 시작하였습니다. 제자 1이 수채화로 어떤 스타일의 그림을 그리는지 살펴보기 위해 일단 채색을 스스로 해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수채화라고 해서 오래전에 제가 배웠던 방식으로 제자 1이 습득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물론, 입시 미술 방식도 오랜 시간 동안 연습하여야만 얻을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그 방식을 거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한 번 습득한 방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잘 그리는 그림보다는 감성이 말랑말랑한 제자 1이 그림 스타일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들이 자신의 그림 스타일을 찾고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미술 선생님인 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의 아이디어나 테크닉을 제자 1에게 그대로 투영되지 않게 하기 위해 저의 마음을 잘 살펴보고 조절해야 합니다.
제자 1은 붓 표현이 많고 색이 겹쳐지는 수채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적 장애인인 제자 1이 채색을 하고 스케치를 하면서 강박증 증상을 조금 보이는데요. 저는 아티스트로써 이 증상을 좋지 않은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고 그림 그릴 때 그런 행동을 보이는 건 괜찮습니다. 그래도 입체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명암의 단계는 제자 1이 배워야 하기에 어떻게 하면 지루하지 않고 제자 1이 좋아하는 방식대로 재밌게 가르칠지 생각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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