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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지수 Jun 25. 2024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

지금의 나

 x 야 안녕?

내가 나에게 편지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여러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어. 나는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지. 그 이유를 나는 알고 있잖아. 썩 마음에 들지 않은 이름부터 x까지. 인간이 이름을 갖는 건 중요하지 하지만 자신에게 이름 붙이는 것도 누군가가 나를 라벨링 하기 위해 붙이는 거 같아서 나는 이름 바꾸는 걸 좋아해. 나는 어쩔 때는 바람이었다가. 어쩔 때는 불이었다가. 어쩔 때는 물이 되지. 이렇게 수많은 내가 될 수 있는데 세상은 나에게 이름을 붙여놓고 역할만 강요해서 나는 나를 알 기회도 없이 나를 잃어버렸었지. 그래서 지금 아티스트 차미로 살고 있는 나는 나를 찾기 위해 캔버스 중앙에 나를 꽃꽂이 세우고 두 눈의 시선이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나를 그리고 있단다.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좋아할까. 어떻게 살고 싶을까 를 끊임없이 나에게 물어보면서 글을 쓰고 그림으로 나를 알아가고 있단다. 나를 찾는 건 어느 시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삶의 여정 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참 다행이야. 예전에는 나에게 상처 주는 사람들이 싫어서 도망쳤지만 회피하면 다시 반복된다는 걸 알게 되었지. 나는 그때 사람들이 싫지 않았었어. 그때 나는 인간을 많이 사랑했고 지금의 나는 내가 인간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단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 그들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어. 지금의 내가 될 수 있게 도와줘서 모두에게 고마워. 그러니까 삶이 허락하는 한 나를 찾는 여정은 계속될 거야.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지금의 나로 존재해 줘서.


x



차미의 인형놀이
6.4~6.29
초대 개인전

무료관람
12시 ~ 6시
월요일 휴무

아트리 갤러리
서울시 송파대로 366 송파역 1번 출구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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