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삶

유령 공주들

저녁노을이 하늘을 붉게 물들입니다. 아이들이 하나둘씩 인형의 집으로 돌아오자 유령 공주들은 뾰로통한 모습으로 문 앞에서 아이들에게 퉁명스럽게 말을 겁니다.

"재미있었니?"

"무슨 놀이하고 놀았는데?"

"숨바꼭질, 고무줄놀이 그리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했어"

유령공주 1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고무줄놀이입니다. 하지만 유령 공주가 된 이후 고무줄놀이를 할 수 없게 된 것을 가장 아쉬워했습니다. 유령 공주가 되면 낮 동안에는 그들의 모습이  희미해지고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주변을 서성입니다. 그리고 밤에 달이 뜨면 그들은 달의 정기를 받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가 달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영원히 공주로 살기 위해 유령 공주가 되었지만 오늘따라 그녀의 모습이 슬퍼 보입니다. 달의 정기를 받은 유령 공주들은 달의 빛깔을 닮아서 얼음같이 차가운 모습이 영롱하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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