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미술교실
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미술 수업은 뜨개 심장을 그리고 있는 제자 1, 강렬한 붉은 산을 그리고 있는 제자 2, 자갈돌 시를 쓰고 그림으로 그리고 있는 제자 4, 새로 들어온 제자 5와 보조 선생님 그리고 제가 함께 했습니다.
제자 1은 올해 미술을 다시 시작하면서 작년과 다르게 미술에 흥미를 잃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제가 염려했었습니다. 여전히 그림을 그리는데 열정이 없고 대충 그리는 모습을 보여 제자 1과 수업 중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림을 그려서 무엇에 쓰냐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인간이 무기력할 때 내뱉는 말입니다. '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저도 살면서 많이 했던 생각입니다. 기분이 우울할 때 자주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제자 1의 질문에 지혜로운 답변이 떠오르지 않아 대답을 얼버무렸지만 어떤 말을 해줘야 좋을까?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합니다. 그 외 시간에 내가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를 있다면 삶이 조금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혼자의 시간에 멍하게 있기보다는 운동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조금씩 하다 보면 몸은 건강해지고 그림 그리는 것은 마음 혹은 정신을 건강하게 한다는 말을 해주어야겠습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제자 2는 추상화 붉은 산을 예전 그림보다 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제자 2는 채색할 때 경계선을 깔끔하게 색칠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림에 어떤 형태가 나오면 그 부분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합니다. 작은 그림에서는 그 부분이 티가 나지 않았었는데 큰 그림에서는 깔끔하지 않은 채색이 티가 많이 나네요. 그래서 제가 좀 고민이 되었고 제자 2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자 2는 그림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모습을 보여 아무래도 너무 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 것이 무리였나 봅니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고 제가 제자 2의 그림을 빨간색 한 가지 톤으로 채색해 덮어주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제자 2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할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제자 4는 파란색 자갈돌을 원형 캔버스에 그리고 있습니다. 뒷부분에 있는 자갈돌은 어둡게 앞에 있는 자갈돌을 밝게 채색을 할 수 있도록 제가 물감을 짜주었습니다. 붓 끝에 물감을 조금씩 묻혀 찍으면서 채색하고 있고 처음보다는 천천히 채색하고 있습니다. 제가 계속 천천히 채색하세요라는 말을 반복해서 해주고 있습니다. 제자 4가 저보고 선생님 친절하세요라는 말을 하네요. 고마워요. 우리 모두 타인에게 친절했으면 좋겠습니다:)
제자 5는 작년에 미술 수업을 같이 했던 제자입니다. 그림에 대한 열정이 있고 그림 전시회도 스스로 관람하러 다닙니다. 책도 읽는 것을 좋아해서 토론 수업이 있다고 이야기해 주니 즐거워합니다. 제자 5는 죽음에 대한 그림을 그릴 예정입니다. 이미 아이디어 스케치도 그렸고 토론 시간에 죽음에 대한 음악을 가져와 들려준다고 합니다. 저의 미술교실은 각자의 감성을 찾고 자신의 감성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미술교실입니다. 제자 5가 선생님 미술시간이 좀 어려워졌어요라고 말을 하네요:) 이 과정들이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자신을 찾고 각자의 느낌과 감성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각자의 속도로 천천히 함께 배워가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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