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노년
눈 멀고 귀 먹으니
보이고 들리는
세상의 소리들
왜 몰랐을까
후회해 무엇하나 이미 늦어 버린 걸
옳고 바르게
잘 살아온 줄 알았더니
갈때 되어서야
헛 손질 헛 발질 투성이를
깨달았거늘 이미 늦어버렸네
갈 길 바쁠때
늦장부리며 천천히 가도
끝은 같을 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해서 앞을 보니
헛웃음만 공허하구나
나 이제 떠나가야지
한 많은 세상
짊어졌던 무게들을
훌훌 던져버리고
기약없이 홀연히 떠나가야지
한 평생 북치고 장구치며
뛰어다닌 발자국
슥슥 지워버리고
미련도 아쉬움도 남기지 말고
조용히 떠나가야지
텅빈 눈동자에 슬프지 않아도
흐르는 눈물
주머니속 찌든 손수건
남아 있는 회한 덩어리
여기서 내려놓고 떠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