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고운 이름

엄마

by 서윤

엄마의 고운 이름

서윤


엄마에게도 이름이 있었다

엄마의 진짜 이름은 세월에 녹이 슬고 찾는 이도 없어지고 부르는 이도 사라져 갔다.

자식에게는 엄마라 불리우고

며느리에게는 어머님이라 불리우고

남편에게는 누구 엄마라 불리우고

때로는 에미야

때로는 형님

때로는 동서라 불리다가

다리골아줌니로 불리면서

하얀 머리가 되어갔다.

손주들이 할머니라 부르고

외할머니라 부르면 엄마는

우리 똥강아지들 하면서 웃으셨지만

그 속 어디에도 엄마의 이름이 없었다.

어느 날 내가 엄마에게

우리 순이씨 이쁘네 했더니

찔레꽃처럼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우리 순이씨 당신 이름에 이토록 꽃같이 웃으시는데 나조차도 엄마의 이름을 서류에 쓰는 용도로만 여겼구나 싶어 어찌나 후회스러운지 먼 훗날 엄마의 모습이 또 내 모습이 되어 있겠지

엄마에게도 고운 이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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