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
어머니의 거짓말
어머니는 고등어를 드시지 않는다고 했고
어머니는 닭고기를 못 드신다고 했고
어머니는 라면이 싫다고 했다
찬밥에 물 말아 드시면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건 김치국물이랬다
어머니는 빨간색 옷이 촌스럽다 했다
어머니는 비싼 옷이 싫다고 했다
어머니는 구두가 불편하다고 했다
헐렁한 몸빼 바지를 입으면서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건 입던 옷이랬다
어느 날 스스로 정신을 놓은 어머니
고등어 사와라
닭고기 먹고 싶다
빨간색 옷이 이쁘더라
비싼 옷은 언제 사줄 거냐
너 신은 구두 참 이쁘네 하셨다
그제야 엄마의 삶을 읽었다
다 드실 줄 알았고 이쁜 거 좋아하셨구나
그 모든 걸 해드려야지 하는데
그땐 이미 드실 수도 입을 수도 없었다
옷 한 벌 해드렸더니 그 옷 입고
아주 먼 곳으로
영원히 여행을 떠나셨다
어머니의 거짓말에 속아
어머니는 안 드시는 게 너무 많다고
옷을 사드리면 옷장에 모셔두기만 한다고
소리치던 내 모습이 참 못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