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멍

어머니와 나

by 서윤

불멍


어머니는 아궁이에 장작을 넣고

마른 솔잎을 사이사이에 넣어

호호 불면서 불을 지피고 있었다


나는 아궁이 장작에 불이 붙고

마른 솔잎이 사르륵 재가 되는 걸 보면서

어머니의 타는 속을 보고 있었다


어머니는 벌겋게 타는 장작을 자꾸

아궁이 깊숙이 밀어 넣고 있었고

어머니의 타는 속은 재가 되어 갔다


나는 장작이 벌겋게 타오르다가

작아지는 걸 보면서 저러다가

어머니의 가슴이 다 타서 사라질 것 같았다


어머니의 아궁이 속 장작은 불이었고

나의 아궁이 속 장작은 어머니의 속이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아 다른 불멍을 했다






불멍 이후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다른 생각으로 불멍을 했던 날이

수십 년 흐른 후

아궁이도 사라지고

어머니도 사라지고

나 혼자 남아

그리움 불씨를 아무리 피워도

꿈에서조차 만날 수 없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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