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가을

by 서윤

밤송이


뒷산 밤나무 마을에

가시 엄마들이 쌍둥이를 가졌대요

세 쌍둥이 품은 아낙도 있대요

하늘이 파랗게 여물어가고 있어요

단풍마을 색시들이 빨갛게 화장하고 시집을 간대요


여름 내내 품고 있느라 고단했을

가시 엄마들 소중한 아이 도둑맞을까 봐

초록 가시로 보호막 치고 있으니

다람쥐들이 약 올라서 오르락내리락

밤나무 마을이 시끄러워졌어요

가시 엄마 배가 점점 부풀어 올랐어요


밤새도록 가을바람이 산파를 했대요

산모들이 같은 날 아이를 낳았다네요

햇살에 내어놓은 밤톨이 밤톨이

윤기가 흐르는 일란성쌍둥이들이

줄줄이 태어났대요

세 쌍둥이 밤톨이도 다음 날 태어났대요


밤나무 마을에 잔치가 열렸대요

풍년가 울려 퍼지고

와르르 쏟아진 밤톨이들 쓸어안고

흥겨움에 취하고 다람쥐도 덩달아 신이났대요

단풍마을도 알록달록 가을 축제를 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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