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풍경
콩 고르는 날
하얀 눈이 하얀 세상을 만들고 있었다
아궁이에서 금방 담아 온
뜨거운 숯이 화로를 달구고 있을 때
다리 셋 달린 둥그런 양은 밥상이 펼쳐지고
그 위에 잘난 콩 못난 콩이 앉아
어머니의 간택을 기다린다
능숙한 손놀림에 쭉정이와 반쪽이가
낡은 바구니로 이사를 가고 나면
말쑥하고 반질반질 윤이 나는 콩들이
데구루루 데구루루
하얀 자루 속으로 들어갔다
또다시 간택을 당해야 하는
콩들이 양은 밥상 위에 올라앉는다
양은 밥상에 겨울과 어울리지 않는
모란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