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자의 노래
그날도 빨간 고무통 속 물은
망치로 두드려야 깨질 정도로 얼어있었다
그제도 어제도 얼음물로 감은
머리카락에서 하얀 연기가 올라왔는데
한겨울 동장군의 기세가 물러갈
생각이 없다 하니 오늘도 망치를 휘둘러
빨간 고무통의 얼음장을 깨트린다
한 집에서 나흘 먼저 태어난 장손녀석은
가마솥에 팔팔 끓인 물로 세수를 했을 것이고, 고기반찬에 바삭하게 구운
김, 뽀얀 쌀밥을 먹고 학교에 갔을 것이다
나흘 늦게 태어난 일곱 번째 계집아이는 얼음물에 세수를 하고 찬밥덩어리 맹물에 말아 겨우 삼키고 덜덜 떨리는 턱을 양손으로 고정시키며 빙판길을 걸어 학교에 간다
시절은 아들과 딸을 차별하고 집안의 기둥을 떠받든다며 열 달 품어 세상에 내어놓은 자식도 쓸모없는 계집이란 이유로 허허벌판에 던져놓고 너의 삶을 살아라 한다
세상 귀하지 않은 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 귀함의 잣대가 남과 여로 재어지는 것이라면 왜, 사랑을 하고 왜, 출산을 했는가
버릴 거였으면 세상에 내어놓지나 말지
책임질 거 아니면 사랑도 하지 말았어야지
열 일곱 계집아이의 심장에 바늘얼음이
콕콕 박히던 그 겨울 골목에 빙판길은
봄이 오고 삼월이 지나도 녹을 마음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