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밭에서

변화

by 서윤

청보리밭에서 / 정현


어떻게 견뎠냐고

어떻게 이겼냐고

나까지 보태서 묻지 않을께

차디찬 땅속에서

길고 긴 겨울을

어찌 살았느냐

어찌 버텼느냐

나까지 얹어서 묻지 않을께

바람에 살랑이는것만 봐도 좋으니


배고픈 시절

강냉이 죽으로 배채우던

풀푸리 죽으로 곯은배 달래던

그때 그시절

청보리밭을 원망했었지

언제쯤 노랗게 영글어

절구통으로 들어오냐고

성질급한 아낙네

청보리밭에 육두문자를 날렸었지


몇걸음만 걸으면

먹을게 지천이고

돈만 있으면

먹고싶은 거 실컷 먹는때가 왔어

청보리는 이제 관광상품이 되어있고

철모르는 어린아이

저건 모야 저건 뭐야

처음보는 낯선 풀에 대고 손가락질을 하네


세월흘러 흘러가면

아주 커다란 어른도

저게 뭘까 저건 뭐니

AI에게 물어볼지도 모르겠어

보릿고개가 무어냐고

초근목피는 왜 먹었느냐

묻는 아이에게 제대로 알려줄 이가

있기는 할런가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