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추억

by 서윤

첫사랑


아카시아꽃을

그려야 하는데

자꾸 하얀 교복 입은 널

그리고 있어


그날

너에게선

달콤한 아카시야꽃 향기가 났어

꽃보다 진하게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뒷산의 아카시아 향기가 풋풋했던 나의 어린 시절

첫사랑을 아련하게 데리고 왔다.



둘이 하얀 춘추복 입고 나란히 앉아서

봄 풍경화를 그리다가 지나가듯 속삭이던

그 아이의 한마디에 볼 빨간 사과가 되었던 그날의 내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카시아 꽃보다 순수했던 시절이, 그리고 첫사랑이 나에게도 있었는데, 긴 세월 그 추억 잊혀진 채로 어디 머물다가 온 것일까.



색을 입히지 않은 무채색의 떨림 속에 어떤 물감을 뿌려도 맑은 소리가 날 것 같았던, 아카시아 계절의 풋사랑을 떠올리며 피식 웃음이 내 얼굴 가득 번진다.



뜻하지 않은 날에 울적함을 떨쳐내라고

하얀 도화지 같았던 나의 어린 날 순수함을 깨우러 아카시아 꽃이 진한 향기를 담아 왔나 보다.



또다시 살아가다가 어디쯤 모퉁이에서 문득 아카시아 향기가 첫사랑을 데리고 오면, 너에게 미소 담은 편지 한 장 써야겠다.

지내냐고 !

나도 행복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