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사진: 익산 배산에서 어머니, 누나, 작은형, 그리고 나.
어머니의 계모임은 가끔 야유회를 갔었다. 단합을 위해서. 남편들은 초대를 하지 않았고, 엄마들과 아이들만 왔었다. 어떤때는 익산에서 가장 높은 배산에 가기도 했다. 고작 해발 100미터였던 산. 어린 나에겐 높은 산이었다. ㅋ 표지사진은 배산에서 가진 야유회에서 찍은 사진이다. 아버지가 돌아오시기 한해 전이었을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쯤. 어머니가 카메라를 보며 웃음을 지으신다. 이모들 중에 한분이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을 것이다. 그 이모가 어머니에게 ‘웃어봐~~’라고 하시는 듯한 풍경이다. 어머니의 어색한 웃음에 힘든 삶이 보이는 듯 하는 것은 왜 그럴까. 고왔던 누나는 햇빛때문인지 미간을 찡그리고 있고, 작은형은 바위위에 앉아서 약간 째려보고 있고, 난 수줍은듯 물끄러미 카메라를 보고있다.
야유회를 배산으로 간 계절은 한여름이었다. 중턱쯤에 계곡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사내아이들에게 목욕(!)을 시켰다. 나이가 좀 든 아이들은 웃통만 벗고 등목을 하였지만, 좀 어린 아이들은 발가벗고 샤워를 했다. ㅋㅋ 어느 사진 하나에는 나의 발가벗은 모습이 찍혔었다. 난, 그 사진을 우리 가족만 가지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먼 훗날 대학생 시절, 고향에 내려가 동네 또래 친구들과 만났을때, 나와 동갑이던 여자아이가 나의 나체사진을 가지고 있다며 나를 놀리곤 했었다. 그 여자아이의 어머니가 바로 그 야유회때 사진을 찍었던 이모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 집은 모든 사진을 다 가지고 있었다. ㅋㅋ 요즘은 상상도 못할 우스운 추억거리다.
이모들이 단합하여 나의 어머니를 도와주기로 한 때는 내가 태어난 직후다. 그러고보니 그당시 그 이모들의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이었다.
타인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 가슴에 가득했을 20-30대 이모님들. 그 이모들이 다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