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spring, 목욕탕
* 표지사진: Onyado nono Matsue natural hot spring
어제 이즈모 공항에서 마쯔에 역까지 버스를 타고 오자, 역에서 나의 친구 부부가 마중을 나왔다. 아내 되시는 분은 처음 만나는데, 아주 옛날 내가 도쿄대 방문교수로 있을때 날 보았단다. 그 아내 되시는 분도 이 시마네 대학에서 교수이시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은 Onyado nono Matsue natural hot spring 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호텔이다. 그저 별생각없이 인터넷에서 예약을 한 곳이다. 특이한 점은 호텔에 들어오면, 신발을 벗어 놓는 방이 한 구석에 있고, 호텔 내부에서는 맨발이나 호텔에서 제공한 양말을 신고 다닌다는 점이다. 집 안으로 들어온다는 느낌, 그리고 내부가 깨끗하다는 느낌. 어제 초저녁에 심심해서 호텔을 나와 주위를 걸어 보았다. 강이 흐르고 그 주위에 작은 소박한 가게들이 있었다. 토요일이어서인지, 많은 가게들이 문을 벌써 닫았었다. 한가한 작은 도시다.마쯔에는 시마네현의 수도라는데.. 한적한 소도시의 거리를 걷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오늘 새벽에 깨어 무엇을 할까하다가, 이 호텔 이름이 온천 (natural hot spring)이고, 맨 꼭대기 층에 온천장이 있음을 기억하여, 목욕할 겸 온천장에 갔다. 이른 시간이어서 사람은 4-5명 뿐이었다. 깨끗하고, 내가 예전에 가본 서너군데의 일본 온천장 처럼 야외 열탕도 있었다. 샤워를 하고, 실내 열탕과 야외 열탕에 잠시 들어갔다. 40대 쯤으로 보이는 남자와 그이의 아이가 눈에 띄었다. 아이는 대략 7살 쯤 되어 보였다. 실내열탕에서 아이가 창가에 가서 무언가를 물어보았고, 아버지는 앉아서 답을 하다가 일어나 그 아이에게 다가가 창밖 한쪽 방향을 가리켜 주었다. 일본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나는 그들의 대화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문득, 나의 어린시절이 떠올랐다. 중학교 시절에 난 아버지와 동네에 있는 공동 목욕탕에 가곤 했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였던 기억이다. 어떤 특정한 요일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요일에 간 이유는 그 요일이 바로 욕탕물을 새로운 물로 갈아주는 날이었기 때문이지 않나 한다. 아버지는 새벽이 일어나 날 깨우셨고, 우리가 그 목욕탕에 도착하면, 대부분 목욕탕은 열지도 않은 이른 시간이었다. 아버지는 문을 쾅쾅 두두리셨고, 직원이 눈을 부시며 나와 문을 열어주었다. 목욕탕에 들어가면, 열탕은 텅 비어있었고, 그때부터 뜨거운 물을 열탕에 채워 넣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어버지는 아무도 쓰지 않은 깨끗한 물에 목욕을 하고 싶으셨던게다. ㅋㅋ 매우 뜨거운 물이었다. 아버지는 그 뜨거운 물에 들어가시며 '아이고, 시원하다'란 말씀을 하곤 하셨다. ㅋㅋ 먼저 들어가셔서, 들어가지 않은 나에게 천천히 발을 먼저 담그고 그리고 서서히 단계적으로 몸을 담그면 된다고 하셨다. 그렇게 목에 까지 뜨거운 물이 차오면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었다. 그렇게 몸을 푹 '찐' 다음, 아버지는 어린 나의 온몸에서 때를 닦아 주시곤 했다. 아버진 대부분 목욕탕 직원에게 때를 밀게 하셨는데.. 그렇지 않은 날은 내가 아버지의 때를 밀어 드리곤 했다. 그렇게 목욕을 하고 밖에 나오면, 정말 온몸이 시원했다. 특히 추운 겨울날 그렇게 나왔을때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때릴 때의 신선함이란..
내가 장성을 한 후 부모님을 뵈러 갈때마다 아버지를 모시고 공공 목욕탕에 가곤 했다. 그때는 동네 목욕탕은 문을 닫아, 걸어서 10-20분 거리의 좀더 큰 목욕탕에 가곤 했었다. 아침 일찍 가곤 했으나, 우리는 첫 손님은 아니었다. 이젠 다 커서, 나의 온몸의 때를 밀어 주진 않으셨다. 그저, 아버지와 난 서로의 등을 밀어 주곤 해었다. 내가 미국유학을 떠난 후, 목욕의 빈도수는 현저히 줄어들어 연년행사처럼 되었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날 수록 아버지의 등은 점점 더 여위어 갔었다..
오늘, 이 일본인 아버지와 아이를 보며 문득 떠오른 어린 시절의 추억이다.